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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與와 협상서 뚝심 돌파 '성공적 데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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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與와 협상서 뚝심 돌파 '성공적 데뷔전'

입력
2015.05.2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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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상황 당에 전달해 피드백 받고 여야 합의안 의총 추인부터 추진

일부에선 연계 카드 남발 비판, 기권표 던진 것도 도마 위에

유승민(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7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에서 만나 편안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유승민(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7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에서 만나 편안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29일 새정치민주연합은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롤러코스터 협상 끝에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한 만족스런 결과를 놓고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많은 공을 돌렸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계속된 ‘연계전략’을 내세웠던 이 원내대표의 협상 전략에 대해서는 향후 대여 관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협상 책임자로 공무원 연금 개혁 법안에 기권표를 던진 것을 두고도 뒷말이 많았다.

이번 공무원 연금 개혁 협상을 통해 야당이 여당보다 많은 것을 챙겼다는 데는 정치권의 이견이 없다. 여기에는 대여 협상을 이끈 이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한몫 했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그 동안 청와대, 여당, 보수 언론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갇혀 대여 협상에서 끌려 다니며 제대로 된 성과도 얻지 못했다”며 “원칙을 지켜가며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협상을 이끈 이 원내대표를 다시 보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가 협상의 고비고비마다 정면 돌파의 뚝심을 발휘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호남 지역구의 한 초선 의원은 “협상 중간중간 진행 상황을 쉽게 요약한 메시지를 보내고 피드백을 받으려 하거나 여야 합의안에 곧바로 사인하지 않고 의원 총회에서 추인을 먼저 받으려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 초안이 무산될 위기에서는 도리어 “더 이상 여당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며 반발하는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유연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이 원내대표는 자신감도 얻은 듯하다. 그는 이날 개정 국회법을 향한 청와대의 비판과 관련해 “헌법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 헌법 공부를 좀 하셔야겠는데요”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이 원내대표는 “헌법적 균형 의식도 상실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수정ㆍ변경 요구를 받은 행정기관은 지체 없이 이를 처리하도록 한다’는 합의문 초안에서 ‘지체 없이’가 최종적으로는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좀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협상 파트너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안 카드를 밀어붙이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카드를 꺼내 드는 등 사실상‘연계 전략’으로 쓴 대목은 비판도 적지 않다.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이거 해보다 안되니 저거 꺼내 쓴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이런 모습이 반복되면 여당에게 역공의 빌미를 주고 여론전에서도 불리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상 책임자로서 공무원 연금 개혁 법안에 기권표를 던진 사실도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에서 공무원 연금 개혁을 제기한 방법과 취지가 적절치 않았고, 시기의 우선 순위에 있어서도 할 과제는 아니었다”며 개인적 소신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협상 책임자가 결과물을 인정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상황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은 어떻게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대표도 이번 협상의 또 다른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문 대표는 한 때 공무원 연금 개혁안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의 동시 처리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내며 이 원내대표와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원내대표를 믿고 힘을 실어줬다. 비주류 측 의원은 “4ㆍ29 재보선 패배 이후 당 내홍 수습으로 정신이 없었던 문 대표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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