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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엔 방망이, 5번이면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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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엔 방망이, 5번이면 어떠리

입력
2015.02.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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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중 연봉 랭킹 1위…구단서도 주택 공급 등 특급 대우

이대호(33ㆍ소프트뱅크)는 일본 진출 불과 3년만에 열도 야구를 평정했다. 일본 리그에서 뛰는 66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연봉 랭킹 1위다. 지난해 소프트뱅크와 계약기간 2+1년에 총액 14억5,000만엔을 받는 조건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그는 올해 연봉이 5억엔이다. 센트럴리그 타격왕 한신의 맷 머튼(4억5,000만엔) 보다 5,000만엔 더 많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단은 아내, 딸과 함께 생활하는 이대호를 위해 아파트가 아닌 주택을 올해부터 제공하고 있다. 또 연습 경기에 뛰지 않는 날에는 오전 훈련만 간단히 마친 채 숙소에서 휴식할 수 있도록 배려 하고 있다. 그야말로 초특급 대우다. 이대호의 가치를 인정해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불변의 4번’ 이대호(33ㆍ소프트뱅크)의 타순 변경 가능성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통산 224승에 빛나는 구도 기미야스(52) 감독이 올해부터 소프트뱅크를 지휘하면서부터다. 구도 감독은 이대호를 5번으로 쓰려 한다. 4번 자리는 장타력과 기동력을 동시에 보유한 왼손 야나기타 유키(27)가 유력하다.

이대호도 25일 시범경기 두산전이 열린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기자와 만나“몸 상태는 아주 좋다. 무리하지 않고 매년 하던 대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범 경기 동안 5번으로 나가고 있다. 감독님이 아무래도 발 빠른 선수를 4번에 놓고 나를 5번에 두는 게 낫다고 판단하신 듯 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도 감독의 이 같은 구상을 놓고 이대호의 위기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난해 타점(68개)이 부족했고 득점권 타율(0.244)도 높지 않아 사령탑이 선발 라인업에 ‘칼’을 대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4번 후보 야나기타는 지난해 이대호보다 1개 많은 19홈런을 기록했고 타점(70개)도 많았다. 도루 역시 33개로 팀 내 1위다.

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것은 없다. 이대호 이름 석자 앞에 ‘5번’이 붙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구도 감독도 최근 인터뷰에서 “야나기타는 4번뿐 아니라 3번, 5번 또는 1번에도 배치할 수 있다. 작년 팀 내 도루 1위(33개) 선수인 그의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시즌 전까지 다양한 실험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작 이대호는 무덤덤한 반응이다. 4번도 ‘OK’, 5번도 ‘OK’라는 것이다. 그는 “6번에 들어가라고 해도 문제없다”며 “팀이 잘 된다면 어디에서든 뛸 수 있다. 감독님도 고민해서 타순을 짰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대호는 그러면서 오히려 “5번에 선다면 홈런 개수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드러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지난해까지 홈런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4번 바로 뒤에서 치면 홈런이 늘 것 같긴 하다”며 “홈 구장 야후 오크 돔 펜스거리도 짧아졌다. 평소 2루타가 될 타구가 몇 개는 담장을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이어 “3년 동안 일본 생활을 하면서 부상을 당하지 않고 뛰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올해는 정말 일본 진출 뒤 최고의 성적을 내고 싶다”며 “시즌 뒤 다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내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은사’ 김무관 SK 타격 코치에게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이대호는 “사실 일본 코치 중 기술적으로 내게 조언해준 지도자는 없었다. 슬럼프가 왔을 때 한국 리그에 몸 담고 있는 코치님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물어봤다”며 “지금의 내 타격폼을 완성시켜 준 김 코치님이 대표적이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각별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미야자키=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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