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배후 지목 1000여명 수감
연계 의심 경찰 9000명 직위해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개헌으로 절대권력을 거머쥔 터키에서 경찰이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과 연계됐다는 의심으로 경찰 9,000여명을 직위해제하고 귈렌 지지자로 분류된 1,000명 이상을 수감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터키 경찰이 26일(현지시간) 전국에서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FETO)‘ 가담 의심자 1,120명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또 경찰 9,103명에게는 귈렌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쉴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장관은 ‘비밀 이맘’이라 불리는 귈렌 지지 집단이 경찰 조직에 침투했다며 이들을 비롯한 귈렌 연계 의심 인사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5일 발생한 쿠데타 시도의 배후가 귈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귈렌은 이를 부인했지만 에르도안 정권은 쿠데타가 실패한 이후 지금까지 귈렌 연계자로 의심되는 군인ㆍ경찰ㆍ교사ㆍ공무원 등 4만명 이상을 체포하고 12만명 이상을 파면하거나 정직했다.
특히 이번 체포작전은 개헌안 국민투표에서 에르도안 정권 지지 진영과 반대 진영이 엇비슷한 득표율을 보이며 여론이 양분된 가운데 진행됐다. 이 때문에 에르도안 정권이 쿠데타 진압을 구실로 반대파를 옭아매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쿠데타 직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터키 정부는 쿠데타 배후 세력과 테러리스트 수사를 명목으로 헌법, 법률에 구애받지 않고 칙령으로 국민 기본권을 제한할 권한을 누린다. 터키 의회는 개헌 국민투표 이틀 뒤 국가비상사태를 오는 7월 19일까지 3개월 더 연장했다.
터키가 가입 협상을 벌이고 있는 유럽연합(EU)과 독일 정부 등은 터키의 대량 구금 사태를 우려하는 성명을 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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