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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 철회신고서 제출…사실상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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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 철회신고서 제출…사실상 취소

입력
2016.06.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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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호텔롯데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설명회 행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호텔롯데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설명회 행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호텔롯데 상장이 결국 무산됐다. 그룹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바꾸기 위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첫 작업과 꿈도 물거품이 됐다.

호텔롯데는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호텔롯데는 철회신고서에서 “당사에 대한 최근 대외 현안과 관련, 투자자 보호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대표 주관회사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다만 “상장은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고 주주 구성을 다양화하는 등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사안이므로 향후 방안에 대해 주관회사 및 감독기관과 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호텔롯데 상장은 지난해 8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신 회장이 꺼내든 회심의 카드였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으로 폐쇄적인 롯데의 지배 구조를 개방적으로 바꾸고 동시에 현재 호텔롯데 지분의 99.3%를 갖고 있는 일본 계열사들의 비중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롯데는 일본 회사라는 인식도 불식시키겠다는 게 신 회장의 속내였다. 이와 함께 상장 시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공모 자금은 국내외 면세점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았던 호텔롯데 상장은 그러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으로 어긋나기 시작했다. 이 때까지도 호텔롯데 상장은 연기되는 것일 뿐 무산까지 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0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분위기가 돌변했다. 지난 1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호텔롯데는 6개월 내 상장을 끝내야 하지만 검찰의 수사를 받으며 이를 이행하는 데는 물리적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2014년에도 호텔롯데 상장을 검토했지만 “왜 회사를 남에게 팔려고 하느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반대에 포기했던 신 회장은 또 다시 발목이 잡혔다.

호텔롯데 상장 철회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미 석유화학업체 액시올 인수도 없던 일이 됐다. 롯데케미칼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지 사흘 만에 검찰 압수수색을 받게 되자 곧 바로 인수 철회 의사를 밝혔다. 액시올 인수를 통해 매출 21조원 이상의 글로벌 12위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려던 꿈도 산산조각 났다. 더구나 지난해 시내 면세점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도 오는 12월 자신했던 추가 사업자 선정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혔던 유통과 화학, 서비스 분야 사업에서 모두 제동이 걸리며 롯데는 창사 이래 최대 시련을 겪고 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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