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간 두 차례나 연기
병원 명단도 여러 곳 오류
"2~3일 준비작업" 설명 무색
정부가 7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발생ㆍ경유 병원을 모두 공개했지만 정부 대책 발표 시간이 두 차례나 변경되고 병원 명단에 오류까지 발견돼 혼선을 빚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전 병원 24곳의 명단을 공개했다가 병원 소재지나 병원이름 등에서 오류가 확인돼 오후에 수정된 명단을 재차 발표했다. 환자 경유 병원 18곳 중 한 곳인 ‘경기도 군포시 성모가정의학과의원’의 소재지를 ‘서울 성동구’로 정정했고, 환자 발생 병원 6곳 중 하나인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의 소재지도 ‘여의도구’로 잘못 표기된 것을 ‘영등포구’로 바로잡았다. 이에 앞서 군포시는 최초 명단 공개 후 “군포에는 ‘성모가정의학과의원’이라는 병원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복지부는 또 충남 보령시 소재 ‘대천삼육오연합의원’과 경기도 평택시 소재 ‘평택푸른병원’을 정확한 이름인 ‘삼육오연합의원’과 ‘평택푸른의원’으로 수정했다. 그러면서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메디홀스의원’에 대해서는 다른 병원과 혼동하지 않도록 ‘괴안동’ 소재 병원으로 특정했다.
정부가 발병 18일만에 병원 이름을 공개하면서 그마저 틀린 명단을 공개하자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특히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이날 ‘병원발표 시점이 너무 늦지 않냐’는 질문에 “3일 대통령께서 ‘국민들에게 있는 사실을 그대로 알리라’고 지시하셨다”며 “2∼3일 동안의 준비 작업을 거쳐서 오늘 공개하게 됐다”고 답변해 눈총을 샀다. 감염자의 동선을 최초 공개했던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긴급기자회견보다 하루 앞서 공개 방침을 정했으며, 사전 준비를 거치느라 7일 발표하게 됐다는 설명이지만 정부가 2~3일에 이르는 준비기간 동안 24곳에 불과한 병원명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셈이 된 것이다.
더욱이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오전 10시로 공지됐다 10시 20분과 11시로 두 차례나 연기되며 허둥대는 모습이 연출돼 ‘준비기간을 거쳤다’는 정부의 설명을 무색하게 했다. 또한 기자회견 연기로 인해 자료를 재차 검증할 시간이 주어졌는데도 끝까지 오류를 걸러내지 못했다.
범정부가 나서 준비한 대책에서마저 ‘총체적인 부실’이 또다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처간 조율을 총괄하며 기자회견을 주관한 국무총리실은 사태가 긴박했던 2~6일 국무총리 대행이 해외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데 이어 메르스 담당팀까지 신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준비에 총동원된 것으로 확인돼 이날 혼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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