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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빈자와 히스패닉 몰리고, 공화당에 부자와 개신교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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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빈자와 히스패닉 몰리고, 공화당에 부자와 개신교 쏠린다

입력
2016.02.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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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정당별 소속감 강해

저소득층 52%가 민주당 지지

이민자 옹호해 히스패닉서도 강세

공화당은 최근 가톨릭서 격차 줄여

민주당은 흑인, 히스패닉과 여성, 저소득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다. 반면 공화당은 부자와 개신교 인구 지지도에서 민주당에 앞선다.
민주당은 흑인, 히스패닉과 여성, 저소득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다. 반면 공화당은 부자와 개신교 인구 지지도에서 민주당에 앞선다.

일반적으로 고소득층은 보수정당을 지지하고 저소득층은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대선의 경우도 대체로 그렇다. 소득수준을 포함한 여러 사회ㆍ경제적 특성에 따라 민주ㆍ공화당 지지가 유의미하게 달라진다. 지난 기고(3회ㆍ미국인들은 어떤 이유로 누구에게 투표하나) 에서도 밝혔듯이 미국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에 대해 심리적으로 의존하여 ‘소속감’을 가지고 일방적 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정당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이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에 나온 전미선거연구(American National Election Study) 결과를 보면, 이런 트렌드의 일단을 확인할 수 있다. 소득수준이 하위 3분의1 정도인 저소득층 유권자들의 52%가 민주당을 지지한다. 반면 31%만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다. 상위 3분의1 고소득층은 민주당보다 공화당을 6%포인트 정도 더 지지하고 있다. 19세기 중반 남북전쟁 이후 이런 경향이 생기기 시작해서 1950년대까지 이어졌으나, 1960, 70년대 흑인 민권운동과 베트남 전쟁 반대 등의 영향으로 크게 약화되었다. 그러다가 80년 레이건 대통령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그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교육수준은 특이한 패턴을 보여준다. 우선 저학력층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의 저학력층은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26%포인트 정도 더 지지하고 있다. 고학력층으로 갈수록 공화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증가하지만 이들이 민주당보다 공화당을 더 많이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비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고등교육을 받게 되면서 애초에 민주당에 소속감을 가지고 있던 유권자들의 학력이 높아진 게 첫째 이유이다.

또 한국의 ‘강남좌파’와 유사한 의미를 가진 ‘리무진 진보’(limousine liberal)나 ‘라떼 진보’(latte liberal)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많은 고학력 유권자들이 사회ㆍ문화적으로 진보적인 대도시에서 성장하며 동성애자 권익, 낙태, 남녀평등 등 사회 이슈에서 진보적 성향을 갖게 된 것도 또 다른 이유이다.

1930년대 민주당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추진한 뉴딜정책의 가장 큰 혜택을 입었던 가톨릭 신자들과 유대인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자였다. 그러나 최근 그 경향이 크게 완화되어 민주당이 약 9%포인트만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반면 80년대 초반 많은 보수 개신교 지도자들이 공화당의 주요 정강ㆍ정책에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하였는데, 그 영향으로 개신교를 믿는 백인 유권자의 59%가 공화당을 지지한다. 또 공화당이 기독교적 색채를 많이 띄면서 반사적으로 타 종교를 믿거나 종교를 믿지 않는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게 되기도 했다.

인종이 대선에 미친 영향은 미국 역사를 통틀어 비교적 큰 변화를 겪었다. 노예해방을 내세우며 정당을 새롭게 만들어 대통령에 당선되고 남북전쟁까지 승리로 이끈 링컨 대통령은 공화당 출신이었다. 이 때문에 흑인들은 1850년경부터 약 100년 동안 공화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왔다.

지난 9일 치러진 미국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유권자들의 줄지어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은 인종, 성별, 학력, 소득수준에 따라 뚜렷한 당파적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9일 치러진 미국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유권자들의 줄지어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은 인종, 성별, 학력, 소득수준에 따라 뚜렷한 당파적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남북전쟁 이후에도 미국 남부에서 이어진 흑인차별 정책에 대해 60년대 이후 민주당 세력이 제동을 건 반면 공화당은 백인들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면서, 흑인들이 급격히 민주당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현재 흑인 유권자들의 87%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반면 단지 6%만이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다.

최근 대선에서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행방도 중요하다. 90년 인구조사에서 미국 전체 인구의 9%에 머물렀으나 2014년 17.4%를 차지했으며 2060년경에는 29%까지 이를 전망이다.

2012년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49%포인트나 더 지지했다. 이는 불과 2년 전 2010년 중간선거(39%포인트) 격차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더구나 최근 공화당 일부에서 추진하는 반 이민정책의 영향으로 2016년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더 강하게 민주당으로 결집할 전망이다.

특이한 점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공화당 1위를 차지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나 공화당내 주류세력의 지지를 받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히스패닉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게 11월 본선에서 공화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 출신 국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의 3분의2는 멕시코 출신으로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크루즈나 루비오 의원은 보수 성향이 강한 쿠바 출신이기 때문이다. 쿠바 출신 히스패닉은 전체 히스패닉 인구의 3.7%만 차지할 정도로 소수이다.

마지막으로 여성 유권자. 민주당이 13%포인트 정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반면, 남성 유권자들은 특별히 어느 정당을 더 지지하고 있지는 않다. 대개 직업을 가진 여성이 선호하는 정책을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레이건 대통령 영향으로 공화당에 소속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전반적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때 강한 ,미국을 주장하며 방위비를 늘리는 정책을 주로 추진했던 탓에 그 당시 남성들이 더 많이 공화당 지지자가 된 것도 또 다른 이유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11월 본선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화당 지지 여성 유권자들은 대개 후보자의 성별보다 보수ㆍ진보의 이념에 더 중점을 둔다고 알려져 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직전의 올브라이트ㆍ스타이넘 해프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젊은 여성 유권자들은 여성인 클린턴 후보를 탐탁치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박홍민ㆍ미국 위스콘신대(밀워키)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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