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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심판 이끈 부통령도 비리 스캔들.. 안갯속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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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심판 이끈 부통령도 비리 스캔들.. 안갯속 브라질

입력
2016.05.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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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은 “탄핵 절차 불법” 공세

테메르 부통령마저 탄핵 절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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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서 호세프 탄핵안 통과해도

순탄한 정권 계승은 어려울 듯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도로 위에 촛불을 늘어놓고 있다. 상파울루=AP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도로 위에 촛불을 늘어놓고 있다. 상파울루=AP 연합뉴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 의견서가 브라질 상원을 통과했지만 호세프 대통령과 집권 노동자당(PT)은 탄핵 절차의 불법성을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이끄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은 PT와의 연정을 깨고 권력 계승을 노렸지만 탄핵심판 최종투표에서 탄핵안이 가결될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자신들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 비리스캔들 등 부패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라 브라질 정국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번 탄핵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불법 주장의 근거는 부패 혐의로 직무를 정지당한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이 탄핵안 입안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쿠냐 의장의 빈 자리를 메운 진보당(PP) 소속의 바우지르 마라냐웅 임시 하원의장은 9일 “표결 과정에서 각 당이 찬반을 당론으로 정하거나 언론을 통해 알리면서 투표 결과가 왜곡됐다”며 탄핵안 표결 무효를 선언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로 마라냐웅 의장은 10일 이 결정을 번복했다. 11일에는 정부 변호인인 주제 에두아르두 카르도주 전 법무장관이 탄핵안의 법적 허점을 지적하며 탄핵 절차 중단을 요청했지만 연방대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알렉산드레 톰비니 중앙은행 총재와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는 체육부장관을 제외한 전 내각을 해임하고 테메르 부통령의 정권 인수에 협조하지 않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테메르 부통령은 이미 탄핵안 통과를 예상하고 정권 인수를 위한 새 내각 구성을 준비했으며 이르면 12일 오후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시장근본주의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엔히크 메이렐레스 전 중앙은행 총재를 재무장관으로 내정했다.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됐음에도 현지 언론은 탄핵이 최종적으로 결정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의 분석에 따르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12일 탄핵심판절차 개시에 동의한 의원은 55명으로 최종 투표에서 탄핵결정을 위해 필요한 54명(전체의 3분의 2)보다 불과 1명이 많기 때문에 마지막 결과는 뒤집어질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도 “호세프 대통령은 아직 법적으로 탄핵된 것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호세프 대통령을 계승할 테메르 부통령과 PMDB 역시 부패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향후 정국 전망을 어둡게 한다. 테메르 부통령은 호세프 대통령과 같은 재정법 위반 혐의로 탄핵절차를 밟고 있어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그의 지지자들이 같은 논리로 테메르 부통령의 퇴진마저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PMDB 소속 유력 정치인인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은 이미 직무정지 상태고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 역시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 연루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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