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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硏 문 닫고, SAIS 한국학 전임교수 신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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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硏 문 닫고, SAIS 한국학 전임교수 신설 추진

입력
2018.04.10 17: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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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중단에 내달 폐쇄 확정

38노스는 독립 연구소로 존속

대외경제정책硏 “작년 11월부터

SAIS와 한미硏 개혁안 협의”

늦어도 내년까지 전임교수 선발

USKI 홈페이지.
USKI 홈페이지.

한국 정부로부터의 부당한 압력 논란에 휩쓸린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가 다음달 폐쇄된다.

USKI는 9일(현지시간) 발리 나스르 SAIS 학장이 이날 오후 로버트 갈루치 이사장과 구재회 소장 등을 불러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6월부터 한미연구소 운영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공문을 보내왔기 때문에 5월11일부로 USKI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USKI에 따르면 나스르 학장은 “학교로선 USKI 직원들을 계속 고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빨리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AIS 인사처는 이날 USKI 전체 직원을 상대로도 연구소 폐쇄에 관해 설명하고 재취업 정보 알선 등 학교 측의 지원 사항을 소개하는 설명회까지 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은 SAIS가 소장ㆍ부소장과 한국학 교수, 연구원 정규직 11명, 파트타임 6명 등 17명의 급여를 줄 별도 예산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USKI 산하인 38노스는 미국의 다른 민간 재단 도움으로 독립 연구소로 계속 존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IEP는 전면적 협력 중단 대신 USKI에 대한 지원 자금을 SAIS에 직접 기부해 한국학 전임교수를 신설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SAIS 측도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에는 한국학 전임교수가 한반도 전문가 육성과 연구 활동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KIEP 관계자는 “다른 형태의 교류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학 전임교수 신설에 대해 SAIS와 상당한 수준에서 협의가 진행됐으며, 한국학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SAIS 측이 예산이 확보되면 언제든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또 한국학 전임교수가 신설되면 USKI 인력 일부를 흡수해 전임교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한국학 연구 체제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KIEP 관계자는 “우리 측의 예산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늦어도 내년에는 SAIS가 전임 교수를 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학 전임교수 신설은 최근 논란이 커진 USKI 지원 중단 사태의 이면에 깔린 개혁 방안의 핵심 사안이었다. USKI가 지난 10여년간 200억원이 넘는 정부 예산을 지원 받았으나 한국학 연구의 중심 역할을 할 전임교수조차 신설하지 못해 한국학 전문가 육성 및 연구성과 부실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USKI는 전문가 육성이 중요한 사업 목적임에도 오히려 한국학 및 한국어 지원 예산을 축소해왔다. 이 때문에 USKI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방기해왔다는 것이 한국학 연구자들의 불만이었다. USKI에 몸 담았던 한 직원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SAIS를 졸업하면 미국 정책전문가들도 되고 기자도 될 수 있었다”며 “이 학교는 장기적으로 한반도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존재 이유였지만, 전임교수도 없고 박사 프로그램도 없이 10년 이상을 보내왔다"고 지적했다.

KIEP는 지난해 11월 SAIS에 “훌륭한 한국학 학자를 정식 교수로 임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USKI 개혁 방안에 대한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 전임 교수가 향후 USKI 소장도 동시에 맡는 구상이 제시됐다. 전임 교수가 대학 부설 연구소장을 겸임해 교육과 연구 활동을 주도하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구조다. KIEP와 SAIS 측은 전임 교수 신설을 두고 협의를 지속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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