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지연돼 기다리지 않고 진행
역대 의장국 정상과 사진만 찍어
“단체사진엔 빠져 의장국의 결례”
미국 워싱턴에서 1일(현지시간) 폐막한 4차 핵안보정상회의 마지막 순서인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의 단체 사진 촬영에 박근혜 대통령이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 회의를 주최한 의장국인 미국이 박 대통령을 챙기지 않은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사진 촬영 시간에 세면장에 있었다고 한다. 이날 본회의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끝나자, 일정표 상 15분 간 주어진 휴식시간을 이용해 자리를 비운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발언 기회를 기다리느라 2시간 가까이 열린 본회의 내내 자리를 지키다가 곧바로 세면장으로 갔다”고 전했다. 미국이 사전 공지한 회의 시간표에는 본회의 이후 15분 휴식을 취하고 사진촬영을 진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주최국인 미국은 일정이 지연됐다는 이유로 회의가 끝나자 마자 촬영을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50여 명이 나란히 서서 사진 포즈를 취한 자리에 박 대통령은 없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 박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 바로 옆에 서기로 돼 있었는데도 미국은 박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을 기다리지 않고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외교팀이 어떤 대응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잠시 뒤 회의장으로 돌아온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나란히 카메라 앞에 섰다. 핵안보정상회의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는 만큼, 역대 회의를 개최한 의장국 정상들이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였다.
핵안보정상회의 직후 열릴 예정이던 박 대통령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취소됐다. 마크리 대통령은 대통령전용기가 아닌 민항기를 타고 워싱턴에 갔는데, 회의가 길어지는 바람에 항공기 탑승 시간을 놓치게 됐다며 곧바로 공항으로 향했다고 한다.
멕시코시티=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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