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인 김정숙 노년층 공략
洪 부인 이순삼 서민 찾아나서
安 부인 김미경 청년층 노려
19대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래의 영부인을 꿈꾸는 각 대선 후보 부인들도 ‘내조 유세’에 막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들은 2일 마지막 TV토론 준비로 발이 묶인 후보들을 대신해 남편의 약점으로 꼽히는 지지층을 중점적으로 파고드는 ‘저인망 쌍끌이식’ 행보에 집중했다.
대선 재수생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정숙씨는 4년 전의 유세 경험을 십분 살려 후보 못지 않은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특히 김씨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후보에게 꼭 필요한 노심(勞心) 공략에 적극적이다. 이날 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경로당협의회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 행사에 참석, 파란색 가발을 쓰고 ‘내 나이가 어때서’를 율동과 함께 열창했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다음 주면 대선이다. 아드님, 친구분들에게도 (문 후보 지지를) 다 함께하자고 해주신다면 민주당은 어버이들의 내일이 안심이 되는 정치로 보답하겠다”면서 어르신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김씨는 그동안 주로 어르신 배식봉사뿐 아니라 노래교실, 경로당, 전통시장 등을 40∼50분 단위로 잘게 쪼개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노년층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어 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부인 김미경씨는 2030세대의 ‘샤이 안철수’를 끌어내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김씨는 이날 서울 신촌 연세대 앞에서 유세를 가진 뒤 홍익대 근처 연남동으로 넘어가 ‘응답하라 샤이 안철수 토크쇼’를 진행했다. 5060세대의 지지세가 강한 안 후보는 청년층에서 지지율 반등이 시급한 과제다. 서울대 교수인 김씨는 이에 앞서 귀환조선동포와 전국 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모임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사회적 기업 연계 일자리 창출 현장을 방문해 정책 제언을 듣는 등 전문직 여성으로서의 경험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안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김씨는 그간 대중 유세보다는 생활 현장을 찾는 그림자 내조를 해 왔지만, 선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유세현장에 전격 등판하는 것으로 기조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구 여권 후보들의 부인들도 눈코 뜰새 없는 하루를 보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부인 이순삼씨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시작으로 서대문 인왕시장, 은평 대림시장을 잇따라 찾는 서민행보를 통해 남편의 딱딱한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는 데 주력했다. 이씨는 TV 찬조연설의 첫 타자로 나서 “남편을 스트롱맨이라고 하지만 제 앞에서는 소프트맨”이라며 ‘설거지는 여성 몫’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홍 후보를 감싸기도 했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의 집단탈당 등 당내 분란으로 고전하고 있는 유승민 후보의 부인 오선혜씨도 이날 잠실야구장을 찾는 등 정해진 유세 일정을 소화하며 남편에게 힘을 보탰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