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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집회 벌써 23년째 이토록 기나긴 시간이 해결 없이 흐를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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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집회 벌써 23년째 이토록 기나긴 시간이 해결 없이 흐를 줄은…"

입력
2015.01.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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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국장
김동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국장

7일 낮 12시 새해 초 찾아온 한파에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어김없이 열렸다. 첫 집회가 열린 이래 벌써 1,160번째인 집회는 이날로 23주년을 맞았다.

수요집회를 주최하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김동희 사무처장은 23주년을 맞는 소회에 대해 “1회 수요집회 성명서에 ‘우리는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 자리에 모이겠다’고 쓰여 있는데 20년이 훌쩍 넘도록 집회를 계속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수요집회는 ‘메아리 없는 외침’의 나날이었다. 첫 수요집회는 1992년 1월 8일 일본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총리 방한에 맞춰 계획됐다. 군에 의한 위안부 강제연행 사실을 부인하던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 사죄를 받고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적이었다. 이듬해인 93년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사과한 고노담화가 발표됐지만 문제 해결의 희망은 잠시일 뿐이었다. 일본 정부의 입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춤을 쳤다. 김 사무처장은 “고노담화 발표 이후 일본 정부 입장이 계속 번복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겠냐”고 평가했다.

김 사무처장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노쇠해 가고 있는데 일본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가장 걱정했다. 위안부 피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할머니들은 238명이고,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피해자는 55명뿐이다. 김 사무처장은 “집회 시작 때만 해도 꽃다운 60대 청춘이던 할머니들이 내년이면 아흔을 바라본다”며 기약 없는 일본 측 태도를 원망했다. ?

현재 수요집회는 위안부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 역사에 대해 배우는 장이 됐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위안부를 바라보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싸워야 했다. 할머니들은 처음에는 신문지로 얼굴을 가리고 거리에 나왔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저 여자들이 일본 군대에 끌려가 성폭력 당한 사람들”이라고 수군거렸고, 정대협 사무실에 “뭐가 자랑할 게 있다고 집회를 하느냐”는 항의전화도 걸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일반 시민들이 스스로 집회에 참여하고, 경찰은 할머니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다. 집회의 모습도 할머니들이 통곡하고 외치던 시위에서 웃고 노래하는 시위로 바뀌었다. 수요집회가 비단 할머니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 시민 모두가 노력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김 사무처장은 “언젠가 할머니가 한 분도 안 계시겠지만, 피해자가 있고 없고를 떠나 문제는 해결돼야 하기에 수요집회를 이어나가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시민의 힘”이라고 말했다. 한형직기자 hj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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