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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홍문종 석연찮은 해명, 재산 증식 의문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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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홍문종 석연찮은 해명, 재산 증식 의문 더

입력
2015.04.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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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독일 연방 하원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승강기에 오르는 모습. 뉴시스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독일 연방 하원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승강기에 오르는 모습. 뉴시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2012년과 2013년 치 재산증식 의혹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본보가 약 3주 간 취재하며 묻고 또 물었을 때만해도 묵묵부답이던 그가 보도가 나온 뒤에 대선 직후 2년 간 현금성 자산 8억원이 불어난 이유를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한 것이다. 그는 ‘허위사실’ ‘추측성’ ‘악의적’ 등의 표현을 써가며 기사를 반박했지만 정작 내놓은 자료들은 제기된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시키지 못했다. 홍 의원은 본보가 지난해 쓴 ‘경민대 교직원 채용 예정자들 총선 동원’ 등 2건의 기사를 ‘음해성’으로 치부하고, 언론중재위의 반론보도문 조정 결정을 마치 승소한 것처럼 포장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2012년 6~12월 예금증가분 3억원에 대해선 세비(5,900만원)와 정치자금(4,900만원), 선거보전비용(2,700만원), 건물 임대수익(3,500만원) 때문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최초 재산등록 때 누락한 보험과 예금 8,000만원이 있었음도 털어놨다. 그러면서 누락한 사유는 본인도 보험의 존재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탓이라고 했는데, 무려 8,000만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게 가능한 것인지 묻고 싶다. 2013년 예금 증가분(5억원)과 관련해서는 건물 매각대금 일부(4억4,000여만원)와 세비증가분(3,300여만원) 등을 저축한 것이라고 홍 의원은 설명했다. 전액 기탁하겠다는 국기원이사장 활동비(2,700만원)까지 포함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되기 직전인 2012년 5월 당시 홍 의원의 채무는 110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금융기관 빚만 86억원에 달했다. 낮게 잡아 연리 3%의 금리를 가정하더라도 연간 2억5,000만원이 넘는 이자에 허덕이던 때였다. 개인 소유의 포천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의 운영도 신통치 않았던 터라 이자 조달에도 빠듯했던 것으로 주변인사들은 전하고 있다. 그랬던 홍 의원이 그 해 12월까지 7개월 치 이자를 어디서 끌어왔는지, 이 와중에 상환한 은행 빚 1억6,400만원의 출처는 또 어디인지에 대해선 해명서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추가 설명이 필요한 이유는 이뿐 아니다. 2013년 역시 약 86억원이던 금융권 채무가 건물 매각으로 37억원이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억대의 이자를 부담했을 때다. 세비 등으로 충당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돈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실세 정치인의 한 명으로 불법대선자금 수수 의혹이 이미 불거진 마당에 그의 재산을 검증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언론의 중요한 책무이다. 하지만 홍 의원은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스스로 의문만 키워왔다. 홍 의원은 이날 ‘국격(國格)’을 강조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 측근답게 ‘국회의원의 품위와 명예’를 떨어뜨렸다며 분개했다고 한다. 하지만 홍 의원은 정말 해명을 하고 싶다면 제기된 의혹 모두에 대해 설명을 해야지, 반쪽 짜리 해명서만 들고 억울해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마침 검찰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홍 의원에 대해서도 수사한다고 하니, 이 참에 제기된 홍 의원의 재산 증식과정과 수상한 부동산 거래, 그리고 이번 소명의 진위까지 모두 파헤쳐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성완종 파문으로 실추된 국격을 되살리는 길이 아니겠는가.

유명식 사회부 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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