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과 비교해 보시면 다른 재미가 있을 겁니다.”
배우 진구가 자신이 출연하는 드라마를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얼룩진 현 시국에 빗대 눈길을 끌었다.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새 월화드라마 ‘불야성’ 제작발표회에서다. 재벌 2세인 박건우를 연기하는 진구는 드라마 속 어떤 점이 현실과 닮았느냐는 질문에 “여자가 주인공”이라고 답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최순실 게이트’로 실정을 보여준 박근혜 대통령과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최씨가 각종 뉴스를 도배하고 있는 현실을 드라마와 비교해 공감을 산 것이다.
‘불야성’은 갤러리 대표인 서이경(이요원)과 그를 닮고 싶어하는 이세진(유이)의 일그러진 욕망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진구는 “어두운 정장 입은 여성과 남성이 나오는 뉴스 등이 드라마와 비슷해서 드린 말씀”이란 말도 보탰다. 최씨를 비롯해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CF 감독 등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이들이 차례로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거나 구속된 현실을 에둘러 말한 것이다.
‘불야성’은 정치 권력과 재벌 사이 그늘도 다룬다. 청와대가 대기업 인사에까지 개입했다는 폭로가 나온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불야성’을 연출하는 이재동 PD는 “이번 일들이 터지기 전에 기획한 드라마이지만 정경 유착을 다룬다는 점에서 현실과 비교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첫 방송될 ‘불야성’은 부(富)의 꼭대기에 올라서기 위해 권력의 용광로 속에 뛰어든 세 남녀의 얘기를 그린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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