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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측근 vs 친인척, 권력암투 구도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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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측근 vs 친인척, 권력암투 구도 재현되나

입력
2014.12.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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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등 朴 대통령 핵심측근과 박지만 EG 회장의 갈등 의혹

MB정부 땐 측근 실세 정두언과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라인 충돌

청와대의 ‘정윤회 동향보고서’ 문건이 공개되면서 현 정권의 권력 암투에 대한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 권력 암투설의 골자는 정씨 등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그룹과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으로 연결되는 친인척 측의 갈등 구도다. 진위 여부는 모호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실체가 드러났던 이상득 전 의원과 정두언 의원간 권력 암투와 비슷한 구도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윤회-박지만 갈등설...이상득-정두언 권력암투와 유사

정씨 동향보고서 문건에 담긴 내용의 신빙성을 떠나서, 이 문건의 작성 경위와 유출 과정을 두고 권력 내부 갈등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직전인 이명박정부 때도 유사한 권력암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그를 따르는 보좌관 출신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한 축을 형성하면서 측근 그룹의 실세로 꼽힌 정두언 의원간 갈등이 정권 초부터 계속됐다. 이들의 갈등은 정권 초기 인사에 대한 불만에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하다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에 정 의원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폭발했다. 특히 정 의원 등에 대한 사찰이 당 소장파 의원들이 이 전 의원의 총선 불출마와 2선 후퇴 등을 요구했던 시점과 맞물리면서 갈등은 극에 달했다.

친인척 그룹과 핵심 측근간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번에 제기되는 의혹과 유사한 면이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측근 그룹을 겨냥하고 있는 문제의 정씨 보고서를 작성한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박 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박 회장이 1994년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수사검사로서 상당한 친분을 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상대에 대한 뒷조사가 갈등 표출의 계기로 추정된다는 점도 흡사하다. 이명박 정부 당시는 친인척 측이 정두언 의원 등 측근 그룹을 뒷조사했다면, 이번에는 친인척 측과 측근 그룹이 서로 뒷조사를 주고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시사저널은 올해 3월 정씨 측이 박 회장을 미행했다고 보도한 점으로 미뤄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정씨 동향 조사는 이에 대한 맞대응의 성격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권력암투 결과 이명박정부 때는 친인척 그룹인 이 전 의원 측이 결국 권력을 손에 쥐었던 반면, 현 정부에서는 박 회장 측은 권력 핵심에서 상당히 밀려나 있고 측근 그룹이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아울러 이명박정부 당시 권력투쟁은 정권 초반부터 두 축이 서로를 향해 인사 전횡 등을 놓고 공개적인 설전을 펼치면서 실체가 드러난 반면, 현 정부에서는 아직까지는 박 회장 측이나 측근 그룹 측 모두 뒤로 빠져 있어 실체가 모호한 설들만 증폭되는 양상이다.

정권마다 핵심측근과 친인척간 갈등은 불가피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 권력 구조상 대통령 친인척과 핵심 측근간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핵심 측근들로서는 역대 정권마다 권력남용으로 문제가 됐던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에 우선 순위를 두고 권력 사유화를 막아야 하는 입장에 있다. 반면 친인척들 입장에서는 핵심 측근들이 대통령 주변에서 권력을 농단하며 2인자 행세를 한다는 얘기가 들릴 경우 이에 대해 직언할 수 있는 그룹은 자신들 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정씨 보고서 문서를 작성한 박모 경정은 시사저널과의 지난 3월 인터뷰에서 “박 회장이 영부인과 맞먹는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박 회장이 전면에 나서 문고리 권력들을 견제해야만 한다”면서 “그런데 문고리들이 박 회장을 무척 경계하고 있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 굉장히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며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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