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대구 태극기집회서
전국 2만5000명 참가… 행진 중 촬영
일부 참가자들이 “잘한다”며 종용
유튜브 올려 순식간에 확산돼
대구지역 초등생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문재인 빨갱이”를 외치는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 물의를 빚고 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는 지난 2일부터 10명 가량의 초등생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문재인 빨갱이”를 반복적으로 외치는 장면이 담긴 1분 남짓 가량의 동영상이 나돌고 있다. 어린이들은 식당 앞 도로변 콘크리트 구조물에 앉아 양손에 태극기를 마구 흔들며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이 같은 동영상이 나돌자 소셜미디어 등에는 “대구사람 망신시킨다”는 등의 비난 댓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취재결과 이 영상은 지난달 31일 오후 5시쯤 대구 달서구 죽전네거리에서 본리네거리 방향 한 식당 앞에서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무리를 보고 따라 하던 어린이들을 보고 “잘 한다”며 태극기를 나눠주고 “문재인 빨갱이”를 외칠 것을 요구했고, 일행 중에 누군가 이를 촬영해 2일 뒤에 유튜브에 올렸다. 일각에선 어른들이 “돈을 주겠다”며 시켰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날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는 전국에서 몰린 2만5,000여 명이 태극기 집회를 연 뒤 두류네거리-죽전네거리-본리네거리-서부정류장네거리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현 정부를 맹비난했다.
대구시교육청은 5일 달서구 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진상파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질서유지 등 집회관리가 바빠 동영상 촬영을 제지하지 못했다”며 “동영상에 나오는 어린이 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초상권이 논란이 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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