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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문구점들 年 1000개 폐업, '中企 적합업종' 지정은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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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문구점들 年 1000개 폐업, '中企 적합업종' 지정은 언제나…

입력
2015.09.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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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중소기업들의 생존을 위해 도입한 중기 적합업종이 동네문구점, 슈퍼마켓 등 일부 업종의 상당수 점포가 폐업한 뒤 뒤늦게 지정을 검토해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문구소매업, 슈퍼마켓, 베어링 판매업, 식자재 도매업, 계란 도매업 등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검토하는 일부 업종의 경우 상당수 점포들이 폐업해 지정 효과를 누리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중소기업청과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문구소매업 점포수는 2007년 1만9,617개에서 2013년 1만3,496개로 감소했다. 6년 사이에 3분의 1에 이르는 6,121개 동네문구점이 문을 닫았다.

30㎡ 미만 영세 문구점은 같은 기간 6,203개에서 2,640개로 절반 이상 줄어 피해가 가장컸다. 반면 같은 기간 중대형 문구점인 100㎡~300㎡ 문구점은 1,760개에서 1,981개로 늘었고, 300㎡~1,000㎡ 문구점은 174개에서 397개, 1,000㎡~3,000㎡ 문구점은 7개에서 18개로 각각 늘어나 양극화가 심화됐다.

문구점은 2013년 9월 전국학용문구협동조합이 중기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지만 올해 2월 동반위가 내놓은 권고안을 대기업과 조합 측 모두 받아들이지 않아 아직 지정되지 못했다.

지난해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다른 업종들도 관련 점포나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4개 품목의 최근 5년(2010~2014년) 간 폐업 점포수는 슈퍼마켓 1,730개, 베어링판매업 1,084개, 식자재도매업 984개, 계란도매업 750개다. 이들 품목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지만 동반위의 한계 때문에 해결이 요원하다. 동반위는 민간 자율합의 기구여서 조정안을 강제할 권한이나 방법이 없다.

영화 '미나문방구' 한 장면.
영화 '미나문방구' 한 장면.

첨예하게 입장차이를 보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해관계와 의견을 조율해 합의를 이뤄내야 하기에 수십 차례 이들을 만나 양측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동반위 관계자는 “제조업은 생산자인 중소기업과 납품을 받는 대기업만 이해관계를 조정하면 돼 평균 6개월 걸리지만 서비스업은 이해 당사자가 많아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며 “문구류는 문구 생산업체, 문구 유통업체, 소비자인 학생, 교육청의 ‘준비물 없는 학교’ 정책 등 여러 이해가 얽혀 있어 합의 하기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제남 의원은 "소상공인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중기청이 적합업종 제도 개선 등에 더욱 책임 있게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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