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정부 당시 ‘4대강 전도사’로 알려진 박석순(59)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촛불집회가 대기오염 및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며 중단을 촉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촛불집회 시 거리에 어린이를 데리고 나오면서 마치 자랑스럽다는 듯 언론이 보도하고 있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촛불을 태우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발생해 실외이긴 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촛불 없는 나라가 어린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나라”라고 주장한 뒤 “촛불집회에서 대기 오염 물질도 엄청날 텐데 환경단체도 촛불 선동이나 하고 있다”는 댓글까지 달며 노골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앞서 박 교수는 국회 탄핵 표결을 이틀 앞둔 지난 7일에도 페이스북에 실내에서 향초를 태우면 인체에 유해하다는 자신의 방송 인터뷰 내용을 게재하며 “모든 촛불은 탈 때 초 미세먼지를 비롯, 여러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낸다. 촛불집회가 계속되는 요즘 MBC가 이런 방송을 한 것은 아주 시기적절 한 것 같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그는 탄핵 표결 전날인 8일에는 자신이 진행하는 이화여대 교양 수업에 “시위하는 인간들이 문제”라며 촛불집회를 비판해 온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를 초빙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학생들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 박석순 교수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다’며 공식 사과를 요청하는 서명작업에 돌입했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1년 국립환경과학원장에 임명된 박 교수는 앞서 4대강 사업 당시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지적에 ‘(4대 강을 운행하는) 배의 스크류가 돌면 물이 깨끗해진다’고 주장해 네티즌들이‘스크류 박’으로 부르기도 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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