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후원 대기업으로 번지고 있다. 검찰은 8일 승마선수인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를 특혜지원한 의혹과 관련해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사무실을 압수ㆍ수색했다. 삼성전자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자금 출연과 별도로 정씨에 대해 280만유로(약 35 억 원)를 직접 지원한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53개 기업도 총수를 소환해 거액 출연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밝혀야 할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은 기업들이 774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단숨에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모아 준 경위다. 정황은 이미 산발적으로 드러났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개입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고,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안 전 수석의 증언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 독대까지 하면서 지원을 직ㆍ간접적으로 종용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결국은 모금 과정에 대통령이 얼마나 개입했느냐가 수사의 핵심이라 할 것이다.
기업 후원의 대가성 여부도 밝혀져야 한다. 대가성이 확인되면 기업 역시 뇌물공여로 처벌될 수 있다. 기업들은 권력이 손을 벌리는데 어떻게 외면하냐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최순실 측이 기업 약점을 잡아 롯데나 SK그룹에 접근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적극적 후원이 기업 승계과정의 대정부 민원과 무관찮을 것이란 관측도 무성하다.
무엇보다 이번 수사는 해묵은 ‘권ㆍ경 유착’을 끊어 내는 계기여야 한다. 우리 경제는 권력이 자원 배분권을 독점했던 과거부터 권력이 기업에 특혜를 나눠 주고 은밀히 반대급부를 챙기는 관행이 있었다. 이번 사건은 그런 어두운 거래가 온존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엄정한 처벌로 권력이 기업의 등을 치는 관행을 없애고, 기업도 그런 자금을 법인세 등 보다 건설적 방향으로 지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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