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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IS 원유밀매 주요 거래처 의혹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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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IS 원유밀매 주요 거래처 의혹 증폭

입력
2015.12.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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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30일 프랑스 파리 근교 르부르제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르부르제=A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30일 프랑스 파리 근교 르부르제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르부르제=AP 연합뉴스

전투기 격추를 둘러싼 러시아와 터키 간 공방전 불씨가 ‘터키의 이슬람국가(IS) 석유 밀매’ 논란으로 옮겨 붙으며 터키가 수세에 몰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터키가 IS에게 제공받는 원유의 공급망을 보호하려고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즉각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자리를 내놓겠다”는 초강수를 두며 반발했지만, 관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IS의 석유 주요 구매자가 누구인지, 터키는 과연 반(反) IS 전선의 배신자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0일 프랑스 파리 근교 르부르제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는 IS가 관리하는 원유가 산업적 규모로 터키에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터키는 석유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IS가 생산한 석유를 바로 유조선에 적재하는 항구까지 공급로를 보호하려는 의지에서 비롯 됐다고 여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테러리스트에게 석유를 살 정도로 부정직하지 않다”고 맞섰다. 역시 프랑스에 방문 중인 그는 러시아 통신 타스와 인터뷰에서 “이런 주장이 사실로 입증되면 대통령 자리를 내놓겠다”며 “사실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푸틴 대통령은 자리를 지키겠느냐”고 역공을 펼쳤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지금까지 IS 점령지에서 밀수되는 석유 7,900만ℓ를 압수했다”고 해명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시리아 내 IS 원유가 터키로 흘러 들어오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 돼 파장을 키우기도 했다.

터키가 IS 원유 밀매의 중요한 축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터키는 이스라엘과 시리아 정부,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 등과 함께 IS 원유 주요 거래대상으로 꼽혀왔다.

이라크 하원의원이자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모와파크 알루바이는 지난 29일 러시아 매체 RT를 통해 “IS가 지난 8개월간 터키의 암시장에 8억달러의 원유를 절반 가격에 팔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IS는 이라크나 시리아에서 원유를 실은 트럭을 몰고 터키 국경 근처로 가 국제유가의 절반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판다. 알루바이 의원은 “터키 당국이 이 같은 IS의 원유 밀매 과정을 모를 리 없다”며 “암시장에서 원유를 사고파는 상인과 기업인들은 당국의 손바닥 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아랍전문매체 알알라비 알자디드는 이스라엘이 IS의 단골 고객이라고 보도하면서 터키가 중간에서 원유 정제 및 수송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점령지에서 생산된 원유를 산 밀매업자는 터키 국경을 넘기 전에 사설 시설에서 기초적인 정유 작업을 거친다. 이후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의 국경도시 자크호를 통해 터키로 들어간 뒤, 세이한과 메르신, 도르티올 등 터키 항구로 석유를 운반해 지중해를 통과하고 이스라엘의 아쉬도드항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반군에 맞서고 있는 시리아 정부, IS와 장기전을 벌이는 이라크 KRG도 IS와 원유를 밀거래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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