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진정 어린 고견 감사하다”
중국의 한반도 역할론 부각
리설주 빼고 김여정ㆍ최선희 대동
2차 회담은 실무 논의에 무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방중은 40일 전 처음으로 중국을 찾았을 때와 같은 듯 달랐다. 북중 관계가 단순한 친선을 넘어 ‘전성기’를 맞았다고 강조했고, 중국의 한반도 역할론도 한층 더 부각했다.
7~8일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다롄(大連) 회담은 보다 업그레이드된 북중 관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김 위원장이 먼저 “조중(북중) 사이의 마음속 거리는 더더욱 가까워졌고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로 이어졌다”고 하자 시 주석은 “운명공동체”이자 “변함없는 순치(脣齒ㆍ입술과 이)의 관계”라고 화답했다.
지난 3월 첫 회담에서 양 정상이 전통적으로 북중이 친선 관계였음을 강조하며 그간의 냉각기에서 벗어나 관계를 복원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면, 이번 회담에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밀접해진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북중 관계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했고, 시 주석은 북중 친선이 “유일한 옳은 선택”이라고 했다. 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저녁 만찬 자리를 “외교적 관례와 격식을 초월해 두 나라 인사들이 한 집안 식구처럼 어우러졌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중국의 역할도 더욱 부각됐다. 이미 지난 3월 방중으로 남ㆍ북ㆍ미 중심으로 흘러가던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중국을 끌어들였던 북한은, 미국이 대량파괴무기(WMD) 폐기 등으로 의제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다시 중국을 찾음으로써 한반도 문제에서 협상의 균형추를 맞췄다. 북한 매체들도 김 위원장이 “조중 사이의 전술적 협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치밀하게 강화해 나가기 위한 방도”를 시 주석과 논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귀환 직전 “중대한 사업과 관련한 진정 어린 고견을 들려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북미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비핵화와 평화체제와 관련해서는, 보다 세밀한 부분까지 조율이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첫 방중 때 수행한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을 비롯, 대미 접촉 및 핵 협상 최일선에서 활동해온 최선희 외무성 부상까지 북중 회담에 총동원했기 때문이다. 부인 리설주를 대동하지 않고, 비서실장 격인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방중길에 오른 것도 실무적 논의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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