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2차 TV 토론의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도 힐러리 클린턴도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정책을 질의한 방청객 패널 케네스 본이 진정한 승자’라는 주장과 함께 ‘진행자에게 승리를 돌려야 한다는 지적’까지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 못 했다’는 유권자 케네스 본은 이날 2차 토론 방청객 패널로 참석, 7번째로 에너지 정책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통통한 체형에 빨간 스웨터와 콧수염 등 흡사 게임 캐릭터 ‘슈퍼 마리오’를 연상시킨 그는 시종일관 침착한 말투로 양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또 토론회가 끝나자 본은 거침없이 일회용 카메라를 들고 무대 곳곳에서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토론회 후 본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엄청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폭로와 비방이 난무한 이번 토론에서 잠시나마 가슴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서 “부드럽지만 자신감 있는 본의 말투는 미국이 원하는 바로 그것”이라며 “케네스 본을 대통령으로!”라고 외쳤고 또 다른 네티즌은 “오늘 밤 스타가 탄생했다”고 했다. “케네스 본은 사랑스러운 외모뿐 아니라,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진 유일한 사람이었다. 팬이 됐다”고 한 네티즌도 있었다. 미 인터넷언론 허핑턴포스트도 “빨간색 스웨터와 안경, 그리고 수염을 준비하라. 당신도 미국의 새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토론의 또 다른 승자로 사회를 본 CNN 방송의 앤더스 쿠퍼와 ABC 뉴스의 마사 라다츠가 거론되기도 했다. 두 사회자가 양당 후보의 시간 초과, 거친 표현 등을 적절히 통제했으며, 연방소득세 등 현안에 대한 논의를 적절히 이끌었다는 것이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