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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로 무산된 '한미 정상 DMZ 동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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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로 무산된 '한미 정상 DMZ 동반 방문'

입력
2017.11.08 09:5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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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정상회담서 문 대통령이 제안

트럼프 탄 헬기, 기상 악화 탓 회항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도착해 양국 장병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도착해 양국 장병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비무장지대(DMZ)를 전격 방문하려고 했으나 기상 악화로 취소됐다.

백악관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쯤 숙소를 출발해 용산 미군기지에서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DMZ로 향했다. 수행원으로는 존 켈리 비서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동행했다. 마린원은 약 18분을 비행해 목적지로부터 5분 이내 거리까지 도달했지만, 주변 다른 헬기를 눈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안개가 짙게 낀 탓에 조종사들은 회항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용산 미군기지로 회항한 이후에도 1시간가량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리며 DMZ 방문을 단념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회 연설과 중국 방문 등 남은 일정을 더는 미룰 수 없어 오전 9시쯤 결국 포기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가는 것은 ‘역사적인 일’로 강한 동맹의 상징이 될 예정이었다”며 DMZ 방문 불발로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낙담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DMZ 방문을 성사하기 위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헬기를 타고 이동하다가 안개로 비행이 어려워지자 인근 군 기지에 착륙한 후 승용차로 갈아탔다. DMZ에 도착한 문 대통령 일행은 오전 9시까지 10분 단위로 미국 측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렸다.

이날 DMZ 방문은 7일 단독정상회담 도중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DMZ를 방문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며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은 이에 “고민 중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조언을 구했고,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일 간다면 내가 동행하겠다”고 적극 화답하며 성사됐다. 다만 백악관은 아시아 순방 전 이미 내부적으로 DMZ 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이 캠프 험프리스 동반 방문 등 한반도 안보 현실의 냉엄함을 보여주는 장소에 잇달아 동행하려 노력하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주변국에 보여줬다는 평가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짙은 안개를 뚫고 DMZ에 도착한 문 대통령과, 10분 단위로 DMZ 방문 의지를 드러내며 안개가 걷히길 기다린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빈틈없는 한미동맹과 평화수호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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