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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자동차 현대사] 한국형 정통 스포츠카의 탄생 ‘투스카니’

입력
2017.08.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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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카니는 티뷰론 후속 모델로 2001년 9월에 등장했다. 그해 처음 열린 부산모터쇼가 데뷔 무대였다. 모터쇼에 앞서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보도발표회에서 현대차 김동진 당시 사장이 무대에 올라 “현대차의 경험과 기술의 결정체”라고 이 차를 소개했다.

투스카니는 1999년 GK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스포츠카를 만든다는 의지로 3년 가까이 2,450억 원을 투자했다. 현대차는 투스카니를 ‘정통 스포츠카’로 소개했다. 이전 모델인 스쿠프와 티뷰론이 ‘스포츠 루킹카’였음을 인정하고 투스카니는 이와 다른 ‘정통 스포츠카’로 만들었다고 강조한 것이다.

투스카니는 아반떼 XD의 플랫폼에 2.0, 2.7 두 종류의 가솔린 엔진을 얹었고, 국산 승용차 중 처음으로 6단 수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자동변속기는 4단이었다. 투스카니는 성능과 디자인 모두 호평을 받았다. 스포츠카의 멋과 맛을 느끼게 해준 존재였다. 본격적인 정통 스포츠카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한국형 스포츠세단의 명맥을 잇는 유일한 존재였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탈리아 중부 투스카니 지역의 완만한 구릉 지대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은 지금 내놔도 좋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이전 모델 티뷰론이 곡선을 강조해 조금 과장된 디자인이었다면 투스카니는 상대적으로 직선을 많이 사용해 점잖아진 모습이었다. 기교를 부리기보다 절제된 디자인 안에 스포츠카로서의 야성을 잘 담아냈다. 측면에 상어 아가미를 본뜬 디자인 포인트가 주목을 끌었다.

투스카니는 스쿠프, 티뷰론으로 이어지는 현대차 2도어 쿠페의 맥을 잇는 차로 자동차 동호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지금도 중고시장에서 이 차를 구해 튜닝하는 이들이 있을 만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차다.

V6 2.7 엔진을 얹은 ‘엘리사’ 트림은 투스카니 대신 ‘엘리사’로 불리며 시선을 끌었다. 175마력 V6 2.7 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가 어울려 탁월한 성능을 뽐냈다. 독일 삭스사의 쇼크업소버,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17인치 타이어 등으로 구성된 하체는 당시 국산차에서는 만나기 힘든 고성능 부품들이었다.

제원표상의 최고속도는 시속 222㎞. 실제로 투스카니 엘리사는 시속 200㎞를 넘는 속도를 훌륭히 소화해 냈다. 일부에선 ‘리틀 페라리’라며 투스카니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수동 6단 변속기에 비해 4단 자동변속기는 제대로 힘을 내지 못했다. 특히 고속주행에서 엔진 출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2.0 엔진에 적용된 4단 자동변속기는 수동변속 기능이 있는 H매틱 변속레버를 사용했다. H매틱 변속기에는 운전자의 운전습관과 성향을 파악해 그에 맞춰 변속 패턴을 완성하는 ‘학습기능’이 도입됐다. 일부 수입차에 적용되는 기능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현대차는 또한 투스카니의 고성능에 맞춰 제동력을 보강하는 파워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했다.

현대차는 투스카니를 출시 한 뒤 고객초청 레이싱 스쿨과 투스카니컵 레이싱대회를 여는 등 스포츠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투스카니 1호차도 연예인 카레이서 류시원 씨에게 배정됐다. 류 씨는 현대차가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투스카니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연예인’에 선정돼 1호차를 받았다.

오토다이어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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