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한다면 국회에서 인준을 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사회자가 “1월말에 박한철 헌재소장이 임기가 끝나고, 3월에는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끝난다. 이들의 후임을 황 권한대행이 임명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답했다. 우 원내대표는 “황 권한대행은 그 인사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만약 행사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인정하기 매우 어렵다. 국회에서 인준을 안 하게 될 것”이라며 “국회가 동의하지 않을 인사권을 행사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황 권한대행의 대정부질문 출석 여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출석한다니 다행”이라면서도 “황 권한대행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간다. 겸허한 자세로 각계각층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본인이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동한다. 자기의 급이 중요한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고건 총리는 탄핵을 슬퍼하며 권한대행을 맡았는데, 황 권한대행은 탄핵을 기다렸다는 듯이 권한 행사를 하고 있다”며 “신이 나서 자기 역할을 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너무 의심해 괴롭힐 생각은 없다. 국회에 나오는 것을 계기로 앞으로 적극적으로 협조할 생각”이라면서도 “권한대행 자리를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황 권한대행이 대권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대해서는 “사람의 욕심이 한이 없지만, 그런 것을 감출 줄 알아야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한 데 대해서는 “죽을 죄를 지었다더니 이제 보니까 죽을 죄가 아니라는 것인가”라며 “죽을 죄는 아니고 무기징역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 대해서는 “졸렬하고 황당해 매를 버는 느낌”이라며 “키친 캐비닛도 법률 용어가 아니지 않나. 외국의 진짜 키친 캐비닛들은 화를 낼 것”이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전날 우 원내대표를 예방했다가 허탕을 친 것에 대해서는 “야당에 수모당하는 모습을 일부러 연출하는 것을 보고 결례라는 생각을 했다”며 “다만 상대 당의 원내대표를 어떻게 인정 안하겠나. 다음주쯤, 연말 전에 한번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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