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두 쪽 나도 투표” 독려
수도권 부동층 잡기 총력전
“정권부터 교체해야 진보적 세상”
심상정 지지율 상승세 견제 나서기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선거를 닷새 남긴 4일 중도ㆍ보수 껴안기 행보를 하며‘막판 세몰이’에 힘을 쏟았다. 막바지에 접어든 이번 대선이 다시 보수와 진보 간 진영대결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자 외연확장으로 승리의 발판을 단단히 다지겠다는 판단에서다.
문 후보는 이날 ‘아덴만의 영웅’이자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 구조에 적극적으로 나선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의 영입과 대구 출신 홍의락 무소속 의원의 복당이라는 두 장의 카드로 중도ㆍ보수층 표심에 호소했다. 37년간 해군에 몸담았던 황 전 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민주당호(號)에 승선한다”며 “문 후보는 국정 운영 경륜과 애국심, 충성심으로 대한민국을 안정적으로 개혁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일정 중 틈을 내 당사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직접 환영하는 자리를 만드는 등 TK 출신 의원 영입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홍 의원은 지난해 2월 4ㆍ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된 데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정권교체가 절박한 상황에서 저 문재인에게 든든한 힘을 주는 천군만마를 얻은 심정”이라며 “대구ㆍ경북에서 저의 지지를 넓혀주는 결정적 역할을 홍 의원이 해주실 거라고 기대한다”고 치켜세웠다.
문 후보 직속기구인 당 통합추진위원회도 이날 ‘성공적인 통합정부를 위한 제안서’를 공개하고 문 후보에게 전달하는 등 집권 후 플랜에서도 다른 진영과의 협치 가능성을 강조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최고ㆍ최적 인재로 통합 드림팀 구성 ▦내각과 국무회의가 함께 자율적으로 책임지는 정부 ▦정당ㆍ의회와 협력하는 협치 정부 등이 제시됐다. 문 후보가 앞서 집권 후 통합방안으로 언급했던 대탕평 내각 구상을 뒷받침하는 차원이다. 박영선 통합추진위 공동위원장은 “정의의 가치에 함께 동의하는 분이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일부 의원들에게까지 국정 참여의 문호를 개방하고, 국무총리 등 내각의 주요 인선에서도 계파와 이념을 불문하겠다는 취지다.
문 후보는 다른 한편으로는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 문화광장에서 퇴근길 집중 유세를 갖고 “여러분,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아시죠. 이제는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해야 어대문 된다”며 “하늘이 두 쪽 나도 투표, 땅이 두 쪽 나도 투표”라고 외쳤다. 그는 “더 진보적인 세상도 좋지만 우선 정권교체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민주정부가 들어서야 진보정당도 활동공간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지지율이 올라가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견제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기록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 봉인했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도 “압도적으로 정권교체를 하면 민심의 힘으로 대통령이 국회에 (열람을) 요구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고양=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