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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번 환자 잠복기 끝나는 24일 잘 넘기면 일단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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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번 환자 잠복기 끝나는 24일 잘 넘기면 일단 안심"

입력
2015.06.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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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 없으면 내달 10일쯤 안정 국면

중동 케이스로만 대응해 화 키워

삼성서울병원, 원격진료보다는

협력 병원 통해 진료하는 게 낫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의료진의 사기를 떨어뜨려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의료진의 사기를 떨어뜨려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현재 메르스 최대변수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인 137번(55ㆍ남) 환자입니다. 이 환자로 인해 자가 격리된 인원이 약 1,200명 정도인데 잠복기가 종료되는 24일까지 추가로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일단 한숨은 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르스 사태 발생 한 달을 맞아 1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한국일보와 단독 인터뷰한 추무진(55) 대한의사협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137번 환자 변수가 정리되면 7월10일쯤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37번 환자는 발열과 근육통 등 메르스 관련 증상이 처음 나타난 2일부터 10일까지 76명의 환자를 이송했고, 이 기간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했다.

다만 추 회장은 메르스의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메르스가 유행했던 사우디아라비아도 우리와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며 “대부분 병원 내 감염으로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의료전문가로서 메르스 사태 해결에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그는 초기 정부 대응에는 비판적이었다. 추 회장은 “한 달 전으로 돌아가 회고하면 정부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 메르스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중동 케이스에만 의존해 대응에 나선 것이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스 2차 진원지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속내도 밝혔다. 추 회장은 “아무리 굴지의 대형병원이라 해도 환자정보가 충분하지 않으면 진단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35ㆍ남)가 메르스 1차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에 미리 대비했다면 일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초기 감염환자를 양산한 방역당국의 대응조치에도 날을 세워 비판했다. 추 회장은 “메르스 사태 초기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한 모든 병원들은 정부 지침대로 2미터 이내에서 1시간 이상 밀착 접촉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의심환자를 관리했다”며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지침은 첫 환자 발생 후 1주일이 지나서야 병원에 전달됐다”고 비판했다.

최근 정부가 삼성서울병원에 한시적으로 원격진료를 허용한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회장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반대하고 있다”면서 “삼성서울병원은 전국적으로 2,400여 개의 협력 병?의원을 갖고 있어 이들 병원과 협력해 환자를 치료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 회장은 “원격진료 대신 지역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삼성서울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수가를 삭감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의료진을 격려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2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의료진을 격려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추 회장은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이른 바 ‘빅5’ 대형병원에 집중돼 있는 의료소비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들은 하루 7,000~1만명 이상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면서 “외래환자, 환자보호자, 병문안자 등이 바이러스에 무차별 감염된 현실을 냉정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역 1차 의료기관에서 가능한 치료인데도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면서 대형병원을 찾는 왜곡된 의료소비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추 회장은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국의 의료진에 대한 격려와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 의료진의 ‘신상털기’는 물론 의료인 자녀에 대한 정신적 공격도 중단돼야 한다”면서 “메르스 최전선에서 감염 공포를 무릅쓰고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의 사기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추 회장은 “방역당국은 안심병원뿐 아니라 격리조치가 완료돼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국민들에게 알려 ‘메르스 낙인’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의료인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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