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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게장과 개장

입력
2017.04.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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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모음의 발음에서 [e]와 [ӕ]의 발음을 서로 혼동하기 쉬운데, 서로 다른 발음이기 때문에 정확히 구분해서 발음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전자’를 뜻하는 ‘kettle’은 [ketl]로 발음하고 ‘소’를 뜻하는 ‘cattle’은 [kӕtl]로 발음하는데, [e]와 [ӕ]의 발음에 따라 전혀 다른 뜻의 단어가 된다.

우리말 역시 모음 ‘ㅔ’와 ‘ㅐ’의 발음을 서로 혼동하기 쉽다. 예를 들어 ‘네’와 ‘내’를 정확히 구분해 발음하기가 쉽지 않아 서로 혼동해 잘못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ㅔ’ 모음은 혀의 위치가 고모음(高母音)인 ‘ㅣ’와 비슷한 중고모음(中高母音)이기 때문에 아래턱을 위로 올리고 혀를 위 어금니에 댄 상태로 발음한다. 즉 ‘ㅔ’는 ‘ㅣ’를 발음할 때와 비슷한 입 모양과 혀의 위치로 발음한다.

이와 달리 ‘ㅐ’ 모음은 혀의 위치가 저모음(低母音)인 ‘ㅏ’와 비슷한 중저모음(中低母音)이기 때문에 아래턱을 아래로 내리고 혀의 위치 역시 아래로 내린 상태로 발음한다. 즉 ‘ㅐ’는 ‘ㅏ’를 발음할 때와 비슷한 입 모양과 혀의 위치로 발음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네’를 발음할 때는 ‘니’를 발음할 때와 비슷한 입 모양과 혀의 위치로 발음하고 ‘내’를 발음할 때는 ‘나’를 발음할 때와 비슷한 입 모양과 혀의 위치로 발음하면 된다.

우리말에는 이외에도 모음 ‘ㅔ’와 ‘ㅐ’의 발음에 따라 전혀 다른 뜻의 단어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게’와 ‘개’, ‘게장’과 ‘개장’, ‘메다’와 ‘매다’, ‘제정(制定)’과 ‘재정(財政)’ 등이 그 예이다.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바른 입 모양과 혀의 위치로 발음해야 할 것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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