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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위험시설' 회현 시민 아파트… 철거냐 보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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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위험시설' 회현 시민 아파트… 철거냐 보존이냐

입력
2014.07.3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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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철거나 보수 필요하지만 보상 문제 해결 안 돼 이주 차질

독특한 분위기에 영화에도 단골… 市, 활용법 찾으려 연구용역 발주

31일 남산에서 본 회현제2시민아파트. 분위기가 독특해 <친절한 금자씨> <주먹이 운다> <추격자> 등 영화 촬영지로 인기를 끌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
31일 남산에서 본 회현제2시민아파트. 분위기가 독특해 <친절한 금자씨> <주먹이 운다> <추격자> 등 영화 촬영지로 인기를 끌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
'ㄷ' 형태인 시민아파트의 안쪽 모습. 김주성기자 poem@hk.co.kr
'ㄷ' 형태인 시민아파트의 안쪽 모습. 김주성기자 poem@hk.co.kr

서울시가 마지막 남은 시민아파트인 회현제2시민아파트의 존치 여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은 지 44년이 넘은 회현 제2시민아파트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연구 용역을 발주, 아파트에 거주 중인 주민을 대상으로 이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쳐 해결이 불투명한 상태다. 최근 실시한 안전정밀진단에서 재난안전시설로 분류되는 D등급이 나와 보수나 철거 등 당장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지만 주민들이 위험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데다 보상 문제가 얽혀 있어 이주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의 마지막 남은 시민 아파트로서 역사적 의미가 있어 존치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차원에서 안전정밀진단과 활용방안 연구 용역을 실시했다”면서 “철거를 하든 보존을 하든 주민 이주가 완료된 시점부터 시작할 수 있어 현재 주민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1970년 준공된 서울 중구 회현 1가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현재 마지막 남은 시민아파트다. 지난 1969~70년 국ㆍ공유지의 무허가 건물 정리를 위해 세워진 시민 아파트는 근대화와 도시개발시대의 상징이었지만 수십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낡고 오래돼 모두 철거됐다.

6층 구름다리를 통해 단지에 출입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의 이 아파트는 10층짜리 1개 동 315가구 규모(가구 당 54㎡)로 설계됐다. 중앙난방과 개별 수세식 화장실까지 갖춰 건립 당시에는 정부 고위관료 거주지로 인기가 높았지만 40년을 넘기면서 낡은 외관은 물론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에 따르면 2004년 실시한 정밀안전진단에서 이 아파트는 재난위험시설물 D등급으로 분류됐다. 당시 시는 안전을 이유로 철거계획을 수립, 2006년부터 주민퇴거를 위한 보상 계획을 공고했다. 이후 보상을 협의한 159가구가 이주를 완료했지만 여전히 나머지 절반 가까운 주민들이 건물에 거주 중이다.

현재 주민들이 서울시에 요구하는 것은 충분한 보상이다. 서울시에서는 제시한 보상액은 1억2,000만원 수준이지만 주민들은 3억원을 요구하는 데다, 특별분양권과 함께 특별분양가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서울시에서는 붕괴 직전 아파트라고 하지만 안전에는 별 문제가 없다”면서 “아파트 보상 가치가 지나치게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어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주하지 않겠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주를 장려하기 위해 임대 주택 입주를 권유하며 특별분양권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수차례 이주 철거를 추진했지만 보상 협상이 쉽지 않아 번번이 무산돼 왔다”면서 “2006년 이미 이주 협상을 한 이주민에게 제공한 특별분양권에 더해 특별분양가 등 추가혜택을 허용하면 형평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어 다른 방법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주민 협상이 끝나는 대로 회현제2시민아파트의 존치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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