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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한인 총기피살 진범은 내연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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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한인 총기피살 진범은 내연녀

입력
2017.06.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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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한인 피살 사건 현장을 감식하고 있는 필리핀 경찰. 경찰청 제공
세부 한인 피살 사건 현장을 감식하고 있는 필리핀 경찰. 경찰청 제공

지난달 20일 필리핀 세부에서 발생한 한인 총기 피살 사건의 진범이 16일 만에 붙잡혔다. 현지 경찰은 당초 피해자 황모(47)씨의 이웃인 필리핀 남성 2명을 용의자로 검거했으나, 현지에 파견된 한국 경찰과 교민 공조로 황씨 내연녀인 필리핀 여성 A(20)씨와 그의 남자친구 B(34)씨 등의 소행임이 드러났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세부 한인 피살사건의 진범 3명 가운데 A씨와 B씨 2명을 지난 5일 검거하고, B씨 지인이자 전문 킬러인 C씨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지난달 20일 황씨가 세부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되자 현지 경찰은 황씨 이웃인 필리핀 남성 2명이 황씨 가방을 훔친데다, 이중 1명의 집에서 피가 묻은 셔츠가 발견된 걸 근거로 이들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그러나 현지에 파견된 한국 경찰 주재관과 코리안 데스크(현지 한인 사건 전담 경찰)는 이들의 살해 동기와 진술이 불분명하다고 판단, 혈흔이 묻은 셔츠를 국내로 가져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사흘 뒤 황씨 혈흔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자 주재관과 코리안 데스크는 곧바로 현지 교민과 단서 수집에 나섰다.

교민 덕에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 교민들이 알아낸 황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A씨가 황씨에게 “집을 방문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확인된 것. 조사 결과 마사지사로 황씨와 내연관계였던 A씨는 황씨 집에서 금품을 훔치다가 들켜 심한 폭행을 당했고 이에 앙심을 품어 B씨와 살인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살인 청부업자인 친구 C씨를 끌어들였다. A씨는 “훔친 물건을 돌려주겠다”며 황씨 집을 방문한 뒤 B씨와 C씨에게 연락했고, 18일 B씨가 망을 보는 가운데 C씨가 소음기를 장착한 45구경 권총으로 황씨를 살해했다. 필리핀 경찰은 A씨가 근무하는 마사지숍에 수사진을 보내 신병을 확보, 이후 B씨도 검거했으나 C씨는 현재 도주한 상태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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