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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언제?” 대학가, 선거일 수업 두고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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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언제?” 대학가, 선거일 수업 두고 골머리

입력
2017.04.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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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당일 휴강하지 않는 수업을 찾는 포스터. 한양대 총학생회 제공
선거 당일 휴강하지 않는 수업을 찾는 포스터. 한양대 총학생회 제공
여러 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대선 당일 휴강하지 않는 수업에 대한 불만 글이 올라왔다. 한양대, 동국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쳐
여러 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대선 당일 휴강하지 않는 수업에 대한 불만 글이 올라왔다. 한양대, 동국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쳐

서울의 한 4년제 사립대에 다니는 김보경(가명ㆍ20)씨는 다음달 9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선거일에 시험을 보는 과목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 씨의 집인 경기도 일산에서 학교까지 1시간 40분여가 걸리는 통학시간을 감안하면 공부를 한 뒤 오후에 시험을 보고 나서 투표를 하기엔 시간이 빠듯하다. 다음달 4일과 5일로 정해진 사전투표일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4일엔 오전부터 오후까지 수업이 있어 30분 거리에 있는 투표장까지 가기도 어렵고, 법정공휴일인 5일에도 수업 보강이 예정돼있다. 김 씨는 “아직 휴강과 보강이 확정되지 않은 수업까지 고려하면 5일에도 투표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며 “투표를 포기하거나 수업에 지각, 결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9일 열리는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학가에서 휴강 문제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일부 과목에서 휴강이 아닌 수업 강행을 결정함에 따라 대학 페이스북의 ‘대나무숲’ 페이지 등을 통해 학생들의 불만을 담은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또 다른 4년제 사립대학인 B대학에서도 선거 당일 정상진행되는 수업 때문에 일부 학생들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학교 재학생 남윤아(가명ㆍ22)씨는 선거 당일 본가에 내려가 투표를 할 계획이었으나 학교 수업계획으로 차질이 생겼다. 남씨는 “대선일에 휴강을 하지 않고 수업 보강을 하기로 결정됐다”며 “학생들이 다수결로 결정하다보니 불만을 제기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대선 당일 가급적 수업을 휴강하고 학생들의 투표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것에는 학교 측도 동의한다. 한양대에서는 사전에 교수들에게 ‘임시공휴일인 선거 당일엔 가급적 휴강을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일부 교수들은 수업을 정상 진행하기로 했다. 한양대 총학생회에서 대선날 수업을 정상 진행하는 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은 결과 15개의 수업이 휴강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학생회 측에서 학생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교수들에게 재차 휴강을 요구했고 일부 교수가 뒤늦게 휴강을 결정했지만 여전히 절반은 묵묵부답이다.

학교 측에서는 투표일에 정상 진행되는 수업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양대 대학본부 관계자는 “보충 수업, 휴강 여부 등 수업 운영에 대해서는 교수 재량에 맡기고 있다”며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이 사전 투표나 수업 전후 시간대를 이용해 투표를 하게끔 유도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선거당일 수업은 불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공직선거법 제6조에 ‘선거인명부를 열람하거나 투표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간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사전투표일을 지정해 투표권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5월 9일은 임시공휴일이지만 법정공휴일이라고 해도 관공서에 한정되기 때문에 사립대가 반드시 쉴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윤한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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