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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홀로코스트뮤지엄… 관광 명소로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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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홀로코스트뮤지엄… 관광 명소로 키우겠다”

입력
2016.08.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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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림 일제강제동원역사관 관장은 “마음을 움직이는 박물관, 피해자와 유족들을 진심으로 추모하고 위로하는 박물관, 밝은 미래를 꿈꾸는 박물관,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우림 일제강제동원역사관 관장은 “마음을 움직이는 박물관, 피해자와 유족들을 진심으로 추모하고 위로하는 박물관, 밝은 미래를 꿈꾸는 박물관,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물 2000점 DB 구축 마무리

이달말쯤 도록 발간ㆍ홈피 오픈

10월 일반인 시범관람 예정

“개인ㆍ기업 보유 사료 기증 유도

명예의 전당 헌액 등 예우할 것”

“제2의 홀로코스트뮤지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홀로코스트뮤지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희생된 600만여명의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박물관이다. 세계 곳곳에 추모탑 등과 함께 세워져 있는 이 박물관에는 위령탑과 희생자들의 유물과 사진, 생존자들의 증언 자료, 희생자들이 수용소 안에서 그린 그림 등 각종 자료들이 전시돼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홀로코스트뮤지엄이 유대인 대학살의 아픔을 담았다면, 부산 남구 평화문화특구에 자리잡은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일제에 의해 자행된 강제동원의 참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서로 닮아 있다.

초대 관장을 맡은 김우림(55ㆍ사진) 박사는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일제에 의해 자행된 강제동원의 참상을 알리고 올바른 역사의식 고취, 강제동원 희생자 애도 및 인권과 세계평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해방 70주년을 맞아 문을 열었다”며 “여러 후보지 중 희생자들이 조국 땅을 마지막으로 밟았던 곳이자 광복 후 첫 귀향의 땅인 부산이 선택됐다”고 건립 배경을 설명했다.

행정자치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위탁 관리하고 있는 역사관은 522억원을 들여 7만5,465m²의 터에 지상 7층, 총면적 1만2,062m²규모로 건립돼 세계인권기념일인 지난해 12월 10일 문을 열었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지난해 12월 10일 부산 남구의 평화문화특구에 문을 열었다. 부산시 제공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지난해 12월 10일 부산 남구의 평화문화특구에 문을 열었다. 부산시 제공

역사관은 전국 최초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관련 사료를 수집ㆍ전시해 개관 초기 한껏 기대를 모았지만, 운영 주체를 둘러싼 행정자치부와 유족단체 간의 다툼이 법정소송으로까지 번지는 등 내홍을 겪으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 관장은 “건설사의 부도와 조직의 미완성, 홈페이지 및 각종 홍보활동의 미비, 특별전 및 교육프로그램의 부재 등 기본적인 것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관해 문제가 적지 않았다”며 “저간의 소식을 접하며 이러한 사실들을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관장으로 부임해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같은 대학 박물관 학예사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역사박물관장, 울산박물관장 등 요직을 역임하며 30년 가까이 박물관이라는 한 우물만 팠다. 그는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먼저 운영조례와 시행규칙 제정, 상설전시실 보완, 홈페이지 및 도록 제작 등 기본적인 체제 확립을 위해 힘을 쏟았다.

김 관장은 “역사관의 소장 유물 2,000여점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을 마무리했고, 필요한 10개 사업을 선정해 직무수행계획서를 작성해 업무를 실행하는 중"이라며 “이달 말쯤이면 상설전시도록 발간과 소식지 및 팜플렛 제작, 홈페이지 시범 오픈 등 역사관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 대부분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기억하고, 널리 알리는 역사관’이라는 건립취지와 부합하는 지향 목표도 정했다.

그 동안의 미흡함을 반성하고 새 출발의 날갯짓을 시작한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지난달 1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됐다. 전국에서 41번째, 부산에서는 2번째 국립박물관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립박물관에 맞는 사업 콘텐츠 개발은 물론이고 역사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 할 수 있게 됐다. 또 국가 귀속 유물 위탁처 지정을 신청하고 교육용 전력요금이 적용되는 등 각종 세제 감면 혜택도 누리게 됐다.

최근에는 개관 이후 처음으로 귀중한 자료를 확보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부산 기장군 정관읍에 사는 사할린 영주 귀국 동포인 안해준(78)씨가 대일 항쟁기에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동원된 조선인 청년들의 결의의 징표인 ‘결의형제서약서’ 2권을 기증한 것이다.

김 관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즐겁고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후퍼 그린힐이 쓴 ‘박물관과 이용객(Museums and their visitors)’의 내용처럼 역사관을 다양한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배움은 물론 놀이와 휴식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오는 10월 일반인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사전 관람을 통해 여론을 수렴, 전시 보완 계획을 수립해 보완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기증운동도 활성화해 개인과 기업의 기증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동시에 감사패 증정과 명예의 전당 헌액 및 홈페이지 소개 등으로 기증자에 대한 예우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종목표를 묻는 질문에 김 관장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이나 미국 워싱턴을 찾은 관광객들은 대부분 의무감으로 홀로코스트뮤지엄을 방문한다”며 “우리 역사관도 부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꼭 거쳐가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글ㆍ사진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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