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7일 최신예 전투기 F-22 랩터 4대를 한반도에 출격시켰다. 지난달 3대 핵 전략자산 중하나인 B-52를 급파한 뒤 불과 한 달여 만이다.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며 도발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경고인 셈이다.
미국은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전략무기를 파견해 ‘대북 무력시위’를 했다. 특히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도발이 발생한 2010년 이후 미군의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파견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2010년 이후 위기 때마다 등장한 무기를 정리했다.
1.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
민군 합동조사단은 2010년 5월 20일 천안함 피격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내렸다. 한미는 2개월 뒤인 7월 25일 ‘불굴의 의지’라는 이름으로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는 핵 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9만7,000톤급)이 파견됐다.
2. 연평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도발
북한이 포격도발 사건을 일으키자 미국은 같은 달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 다시 조지워싱턴호를 급파한다. 미군은 훈련 중인 조지워싱턴호의 내부를 취재진에 공개하기도 했다.
3. 2012년 12월 12일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시험 발사
북한은 2012년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12월 은하3호를 추가로 발사했다. 이어 이듬해 3차 핵실험을 예고하자 미군은 2013년 2월 동해상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 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함’(6,900톤)을 파견한다.
4.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한미는 다음 달인 3월 13~23일에 걸쳐 한반도 전 해상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연합 해상훈련을 진행했다. 미군은 LA급 핵잠수함인 샤이엔함을 참가시켰다.
같은 달 19일과 25일에는 장거리 폭격기 B-52가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했고 28일에는 스텔스 포격기 B-2가 처음으로 국내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혔다.
그 해 5월에는 미국의 핵 항모 ‘니미츠호’가 해상훈련에 투입됐고 10월에는 조지워싱턴호가 해상훈련에 파견됐다. 2014년 3월에는 LA급 핵잠수함 ‘콜럼버스호’가 훈련에 참가했다.
5. 2015년 1월 6일 4차 핵실험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미군은 한반도에 B-52 폭격기를 급파했다. 핵실험 나흘만이다. 우리 공군은 이례적으로 공군 소속 전투기와 B-52가 편도 비행하는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6. 2015년 2월 7일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 발사 시험
북한은 4차 핵실험(1월 6일)을 감행한지 한 달여 만인 지난 7일 다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다. 이에 미군은 16일 핵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7,800톤급)를 파견한다.
17일에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4기를 급파한다. 한반도에 F-22 4기가 한꺼번에 출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F-22가 한반도에서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힌 것은 2010년 천안함 피격 이후 진행됐던 한미연합훈련 이후 6년 만이다.
미군은 다음 달 진행되는 한미 연합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에 B-2 스텔스 전폭기와 핵 항공모함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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