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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정책기조 돌변… "靑 의식한 듯 '유승민 흔적'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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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정책기조 돌변… "靑 의식한 듯 '유승민 흔적' 지우기"

입력
2015.07.1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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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없는 복지 비판하다 적극 찬성

수평적 당청관계서 '한몸' 주장까지

정두언 "한조 이뤘던 사람이 민망…"

원유철(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5일 원내사령탑을 맡은 이후 처음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원유철(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5일 원내사령탑을 맡은 이후 처음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핵심 정책기조에 대한 그간의 입장을 180도 바꾸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얼마 전까지 정책위의장으로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한 배를 탔던 그가 당시의 정책기조를 정면으로 뒤집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선 청와대와 코드 맞추기를 위해 의식적으로 ‘유승민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 ‘증세 없는 복지’ 비판하다 적극 찬성으로 돌변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정책기조에 대한 입장 변화다. 원 원내대표는 15일 라디오 인터뷰에 잇따라 출연해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공감을 표한 뒤 “국민 삶이 어려운 만큼 증세는 최후 수단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기본적으로 (증세 없는 복지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자기부정에 다름 아니다. 그는 지난 2월 초 유 전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올랐을 때 각종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믿는 국민이 별로 없고 우리의 상황 인식도 같다”고 반복했다. ‘중부담 중복지’ 실현을 위해 법인세 인상을 포함한 증세 가능성을 열어둔 유 전 원내대표의 정책기조에 적극 호응했던 것이다.

당청관계에 대한 원 원내대표의 입장도 돌변했다. 그는 정책위의장 당시 “그간 정부나 청와대가 민심과 동떨어진 일방통행식 정책 발표와 혼선으로 위기를 자초했다”면서 “당정청의 모든 정책을 협의하고 논의할 때 당이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청와대에 끌려다니지 않는 수평적 당청관계를 적극 내세웠던 유 전 원내대표의 대국민 약속과 정확히 일치하는 얘기다.

그러나 원내대표에 합의추대된 뒤엔 초점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당선 인사에서 “당과 청와대 사이는 3권 분립의 원칙과는 다른 한 뿌리의 운명공동체”라며 ‘당청 한몸론’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발 더 나아가 “당청관계가 수직적 혹은 수평적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까지 말했다.

● 靑 의식한 劉 흔적 지우기… “‘도로 민정당’으로 회귀”

세금ㆍ복지 정책과 당청관계 등에 대한 원 원내대표의 급격한 입장 변화를 두고 청와대를 의식한 유 전 원내대표의 흔적 지우기라는 해석이 많다. 유 전 원내대표가 ‘신보수’ 선언을 통해 박 대통령과는 다른 길을 걸으려다 결국 쫓겨난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당사자라는 점에서다. 한 수도권 비박계 의원은 “원 원내대표의 지상 과제는 청와대와의 코드 맞추기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김무성 대표도 이 같은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는 유승민-원유철 조합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이튿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런 말로 국민을 속이는 건 옳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최근 유승민 파동을 거치며 청와대 눈치보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나 광복절 특별사면을 대하는 원 원내대표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여야간 대화ㆍ상생의 정치를 강조하면서도 대규모 세입 보전 부분과 SOC 예산에 대한 야당의 반대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 비리 기업인과 정치인 사면에 대한 비판여론에 눈감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 모두 청와대를 의식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비박계 중진 정두언 의원은 “전임 원내대표와 한 조를 이뤄 정책위의장을 하던 사람이 신임 원내대표로 합의추대된 건 개그의 극치이자 당사자 개인으로서도 민망한 일”이라며 “새누리당이 바야흐로 30년 전 ‘도로 민정당’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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