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ㆍ한국리서치 여론조사
문재인 37.7% vs 안철수 37.0%
5자 대결서도 박빙 구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다자 대결 구도에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거의 따라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철수 후보의 ‘안풍’이 양자 또는 3자 가상대결을 넘어 다자대결 구도에서도 확인되면서 안 후보가 문 후보의 지지율을 역전하는 ‘골든 크로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7~8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37.7%)와 안 후보(37.0%)의 지지율 차이는 오차 범위 이내인 불과 0.7%포인트로 집계됐다. 이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6.7%, 심상정 정의당 후보 3.6%,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3.0% 순이었다(모름ㆍ무응답 2.8%). 투표할 후보가 없다는 응답자도 7.5%였다.
문 후보는 오차 범위에서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안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는 사실상 의미 없는 격차다. 특히 문 후보는 이번 조사를 포함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0%의 천장에 갇힌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안 후보는 정당 지지율 급등을 바탕으로 무서운 추격세를 보이고 있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본부장은 “문 후보는 민주당 경선 이후에도 보수확장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반면 안 후보는 일부 논란 속에서도 중도ㆍ보수층으로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라면 골든 크로스는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안 후보는 높은 호감도를 바탕으로 추가 보수확장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문 후보의 호감도와 비호감도는 46.9%와 32.1%인 반면 안 후보는 54.0%의 호감도에 비호감도는 19.5%에 불과했다. 정관철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장은 “안철수 바람은 반기문과 안희정으로 이동했던 보수층 및 비민주 중도층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고 단언했다. 9일 발표된 KBS여론조사를 비롯해 10일까지 공개되는 일부 조사에서는 이미 골든 크로스가 발생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지지층의 충성도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존재해 안 후보도의 급등세는 일시적 바람일 수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문 후보 지지층의 74.5%는 문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매우 높다고 답한 반면, 안 후보 지지층은 42.4%만 당선가능성을 매우 높게 봤다.
안 후보가 여전히 수권능력 면에서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 점도 한차례 지지율 조정의 요인으로 꼽힌다. 국정역량 평가에서 문 후보는 52.7%의 긍정 평가를 받았지만 안 후보의 긍정 평가는 43.7%였다.
5월9일 대선의 또 다른 변수로 거론되고 있는 중도ㆍ보수 후보 단일화는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와 홍 후보 또는 유 후보의 단일화에 대한 반대 의견이 59.1%로 찬성(21.6%)을 압도했는데, 특히 안 후보 지지층에서 56.1%로 반대가 많았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여론조사 방법;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4월7,8일 지역ㆍ성ㆍ연령 기준 할당추출법에 따라 표집한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유선 235명, 무선 765명)에게 임의전화 걸기방식(RDD)의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응답률은 19.3%이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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