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 낙상, 12~2월에 30% 발생…다시 낙상 가능성 60~70%
엉덩이관절 골절 땐 입원 환자 절반만 1년 이상 생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과 폭설로 낙상(落傷)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추위로 두꺼운 옷을 입고 몸을 움츠리고 다니다가 균형을 잃기 쉽고, 길마저도 결빙돼 미끄럽기 때문이다. 실제 고령인 낙상 사고의 3분의 1정도는 겨울철에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추락ㆍ낙상 사고 가운데 30.7%는 겨울(12~2월)에 집중된다. 구경회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교수는 “낙상해 입원한 고령 환자의 50%정도만 1년 이상 생존한다”라며 “한번 낙상한 적이 있는 고령인이 다시 낙상할 가능성이 60~70%나 된다”고 했다. 자다가 화장실을 3번 이상 들락거리면 낙상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
엉덩이골절 방치하면 목숨 위태
뼈가 약한 골다공증 환자는 겨울에 많이 골절된다. 손ㆍ발목 부상은 물론 엉덩이관절이나 척추도 다친다. 특히 여성은 폐경 후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줄어 하체 근육과 골 손실이 커지면서 골다공증이 더 많다. 때문에 고령 여성의 낙상(16%)이 남성(8.7%)보다 2배나 많다.
골절 예방에 가장 조심해야 할 부위가 엉덩이관절이다. 엉덩이관절 골절은 흔히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한다. 엉덩이관절이 부러지면 몸무게를 견딜 수 없어 극심한 통증이 생기며 거동도 어렵다. 수개월 동안 꼼짝없이 침상 생활을 해야 한다. 이럴 경우 면역력이 약한 고령인은 쉽게 폐렴이나 욕창이 생긴다. 오래 누워 있으면 다리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혈전이 생기고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종건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낙상으로 인한 고령 환자의 엉덩이관절 골절을 방치하면 6개월 이내 2차 합병증이 생기고, 이 때문에 50% 이상이 사망하게 된다”며 “빠른 치료와 신속한 재활로 고령 환자의 신체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엉덩이관절 골절 중 발생 빈도가 높은 대퇴부 전자간 골절은 금속정과 같은 내고정물을 이용한 수술적 고정을 통해 골절부위를 안정화해야 한다. 수술 시 고정하면 침상 안정 기간을 많이 줄일 수 있으며 빠른 회복과 재활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골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합병증을 예방하며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빙판길에서 보폭 10% 줄여야
노년층 낙상 사고를 예방하려면 평소 칼슘 섭취에 신경을 쓰고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약물 치료, 운동으로 골다공증을 예방ㆍ치료해야 한다. 골다공증만 치료해도 골절 위험이 50%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남창현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골다공증은 뼈를 다치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65세 이상 여성과 70세 이상 남성은 1~2년에 한번씩 골밀도 검사를 추천한다”고 했다.
겨울철에는 스트레칭 위주로 가볍게 실내에서 운동하는 게 좋다.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척추ㆍ관절에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주며 근육ㆍ인대에 활력을 되찾아 주기 때문이다.
골절을 막으려면 우선 걷는 자세가 중요하다. 얼어 붙은 빙판길을 걸을 때는 평소보다 걸음 속도와 폭을 10%이상 줄여 종종걸음을 걸어 넘어짐을 예방한다. 넘어져도 손목을 먼저 짚는 게 엉덩이관절 골절을 막는 길이다. 박윤길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으면 쉽게 균형을 잃어 낙상할 위험이 높으므로 절대 손을 넣지 말아야 하며, 지팡이 등 보조기구를 활용하면 좋다”고 했다. 박 교수는 “어두운 곳에서는 입체감이 상실되는데 특히 시력이 좋지 않다면 해가 진 뒤에는 외출을 삼가고 계단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바닥 표면과 신발 밑창 사이의 마찰력이 낮을수록 미끄러질 위험이 높으므로 밑창이 밋밋하기보다 요철 모양이 있는 신발을 신고 밑창이 닳았으면 바꿔야 한다. 이진우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65세 이상 고령인 낙상의 73%가 실내에서 생긴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며 “실내에도 미끄럼 방지 매트나 카펫 등을 깔고, 화장실 바닥 물기를 확인하는 등 평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화장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스티커 등을 붙이거나 욕조 옆에 손잡이 등을 다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하체 근력 강화 스트레칭]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스트레칭으로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 하체 근력이 좋으면 순간적인 미끄러짐에도 균형을 잡아 낙상을 막을 수 있다. 특히 하체 근력이 부족한 고령인에게 하체 근육 강화 운동은 특히 중요하다.
①무릎 눌러주기
앉은 자세에서 한쪽 다리는 펴고, 반대쪽 다리는 세운다. 편 다리의 무릎 아랫부분에 수건을 말아 넣는다. 무릎으로 수건을 눌러주며 5초를 센다. 이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②다리 들기(45도)
누워서 상체만 일으키고 양 팔꿈치로 몸을 지탱한다. 한쪽 다리는 펴고 반대편 다리는 세운다. 편 다리를 45도 될 때까지 위로 들어올린 후 5초 정도 유지한다. 이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③앉았다 일어나기
등을 벽에 기대고 발 뒤꿈치를 벽에서 20㎝정도 띄운다. 그대로 의자에 앉듯이 몸을 아래로 내린다. 이 동작을 20회 반복한다.
<사진ㆍ자료= 힘찬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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