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볼트 EV와 함께 무더위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여행의 목적지는 전기차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편도 200km 이상의 주행을 해야하는 강원도 고성의 삼포해변이었다. 삼포해변에서 무더위를 즐기는 서핑&뮤직 페스티벌인 '미드나잇 피크닉 2018'의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 볼트 EV를 깨워서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동서고속도로를 달린 볼트 EV
전날 개인적인 일정으로 인해 볼트 EV를 제대로 충전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행 가능 거리가 150km 이상 확보된 상황이라 부담 없이 동서고속도로에 오를 수 있었다. 이른 새벽에 출발한 만큼 서울 도심을 빠져나가고, 고속도로에 오른 후에도 순조로운 흐름에 맞춰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전기차가 고속주행에서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볼트 EV는 준수한 모습을 이어가며 동쪽을 향해 달렸다. 개인적으로 볼트 EV의 출중한 출력과 전기차 고유의 민첩한 반응 덕에 추월 가속 등에서 만족할 수 있어 주행의 만족감이 높았다.
내린천 휴게소에서 볼트 EV를 잠시 세우고 충전에 나섰다
급속 충전기는 한 시간 내로 30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확보해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설비다. 하지만 이 날 내린천 휴게소의 충전기 하나 빼고는 제몫을 못하는 상황이라 다른 전기차 오너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생기기도 했다.
충전을 기다리면서 다른 전기차 오너, 특히 볼트 EV의 오너에게 볼트 EV에 대한 만족감을 물었더니 '주행 거리'를 첫 번째 강점으로 언급하며 "충전이나 주행 거리 부분에서 심리적인 여유가 더 필요한 것 외에는 특별한 차이나 불편함은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거리 여행에도 부족함이 없는 볼트 EV
GM의 차량들을 타보면 자주 느끼는 것이 역시 장거리 주행 시의 만족감에 있다. 쉐보레 볼트 EV 역시 도심 내, 혹은 도심 간 근거리 이동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라 할 수 있지만 GM 특유의 완성도 높은 차체를 기반으로 장거리 여행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충전 때문에 중간 휴식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드라이빙 포지션이나 하체 셋업 등이 장거리 주행의 지속적인 피로를 걸러내는데 어느 정도 역할을 이행한다.
무더위를 즐기는 사람들
고성 삼포해변에 볼트 EV를 세워두고 해변으로 나섰다.
해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무더위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미드나잇 피크닉 2018에 마련된 다양한 이벤트와 서핑 교육 등에 참여하고 또 해수욕을 즐기며 여름을 만끽하는 이들의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물론 모두들 과도할 정도로 무더운 날씨와 뜨거운 햇살에 힘들어 하는 모습도 적지 않게 보였다.
참고로 미드나잇 피크닉 2018은 서핑&뮤직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한 행사로 이 날 저녁에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뜨거운 여름밤을 즐기는 화려한 공연이 진행되었다. 개인적인 일정 등으로 인해 그 모습까지 다 즐기지 못한 점이 내심 아쉽게 느껴졌다.
삼포 해변에서 만난 티구안 그리고 티구안 올스페이스
한편 이날 삼포 해변에서는 낯익은 두 존재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수입 SUV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가 디젤게이트로 '강제 휴식'을 취했던 올 뉴 티구안이 전시되었으며 또 이 티구안을 기반으로 전장과 휠베이스를 늘려 적재 공간을 확대한 티구안 올스페이스가 전시된 것이다.
최근 폭스바겐코리아는 젊은 소비자들이 자주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에 함께 하고 있는데 이번 참여 역시 같은 맥락에 있었다. 실제 현장에서는 폭스바겐 고객들을 위한 '블루 웨이브 라운지'와 해변을 찾은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등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전기차의 아이콘, 쉐보레 볼트 EV
쉐보레 볼트 EV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다. 과거의 전기차들이 1회 충전 시 200km 남짓한 주행 거리로 '심리적인 불안감'을 주고 있을 때 당당히 1회 충전 시 383km에 이르는 주행 거리를 앞세워 뜨거운 인기와 관심을 받았다.
이미 시장에는 볼트 EV보다 더 긴 주행 거리를 갖춘 전기차들이 데뷔한 상황이지만 볼트 EV가 데뷔했을 때의 영향력까지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실제로 볼트 EV의 인기는 올해도 계속 이어지며 전기차 부분 등록 대수 1위를 지키고 있다.
준수한 고속도로의 효율성
볼트 EV의 고속도로 전비는 5.1km/kWh로 공인 복합 전비인 5.5km/kWh이나 도심 전비인 6.0km/kWh에 비해 다소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전기차의 특징이다. 하지만 막상 볼트 EV가 고속도로에서 기록한 평균 전비는 제법 마음에 드는 수치였다.
실제 서울 도심과 동서고속도로 그리고 동해고속도로 등을 달리며 총 229.4km에 이르는 주행 거리 속에서 13.8kWh/100km, 즉 7.24km/kWh에 이르는 평균 전비를 달성했다. 이는 공인 고속 전비 대비 41% 가량 개선된 수치였다. 연비 운전에 조금 더 신경을 썼다면 더욱 높은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돋보이는 센스, 저전력 모드
이번 주행에서 가장 돋보였던 기능이 있다면 바로 저전력 모드였다. 라디오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고 있으면 바로 저전력 모드를 활성화시키겠냐고 물어보고 이를 수락하면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패널의 전원을 꺼버리는 기능이다. 사실 이 기능으로 얼마나 많은 전력을 절약할 수 있겠냐만은 이런 작은 기교로 운전자의 심리를 만족시키는 효과와 '효율성에 대한 무의식'을 부여하는 건 제법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되었다.
여전한 전기차 아이콘, 쉐보레 볼트 EV
쉐보레 볼트 EV는 사실 일반적인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하기엔 실내 공간의 품질에 대한 아쉬움, 체격과 실내 공간의 절대적인 여유 등에서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범주를 전기차로 한정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볼트 EV보다 더 긴 주행 거리를 갖춘 차량들이 등장했으나 여전히 볼트 EV의 주행 거리는 매력적이다.
게다가 주행 품질에 있어서 'GM'의 경험이 담기며 다른 전기차보다 한층 안정적이고 편안한 감성을 느끼게 한다. 이와 함께 주행을 하며 에어컨 등과 같은 각종 기능을 활용할 때 '감소되는 주행 거리'의 폭을 최대한 작게 억제한 부분 또한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이번 고성의 일정은 많은 경쟁자 속에서도 볼트 EV의 가치가 여전함을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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