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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일제가 우리 소나무에 남긴 상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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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일제가 우리 소나무에 남긴 상처 기록

입력
2017.02.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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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강점기 말기 송진 채취를 위해 깊게 낸 상처를 70년 넘게 간직한 채 자라고 있는 안면도 소나무 모습. 산림청 제공
일제가 강점기 말기 송진 채취를 위해 깊게 낸 상처를 70년 넘게 간직한 채 자라고 있는 안면도 소나무 모습. 산림청 제공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일제가 강점기 말기에 전쟁물자인 송탄유(松炭油)를 만들기 위해 우리나라 전역의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하며 남긴 상처를 조사해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전국 분포도’를 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송탄유는 소나무에 ‘V’자형 상처를 내 나온 송진을 받아 끓여서 만들었는데, 일제 강점기 역사적 상처인 송진 채취와 이에 따른 소나무 피해는 그간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우리 고유의 산림전통지식에 따라 송진을 약재와 등불의 원료로 사용하느라 소나무에 작은 상처를 내어 채취했다. 그러나 일제는 태평양 전쟁이 본격화 한 1941년부터 1945년 패망할때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마을별로 양을 할당하는 등 무차별적으로 송진을 채취했다.

산림과학원은 산림청과 함께 송진 채취 흔적이 남아 있는 소나무 서식지를 ‘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을 추진하고, 송진 채취 피해목의 역사적 가치를 기록문화로 남길 예정이다.

일제 강점기 말기 전국 송진채취 피해목 분포도. 산림청 제공
일제 강점기 말기 전국 송진채취 피해목 분포도. 산림청 제공

이를 위해 앞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하여 국민들로부터 송진 채취 피해목 사진을 제공받아 피해목의 분포와 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전국 송진채취 피해목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산림과학원은 그 동안 산림전통지식연구팀이 경북 문경과 충남 태안 등 전국 8개지역 121그루의 송진채취 피해목을 표본 조사한 결과, 소나무들의 건강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70여년 전 송진 채취를 위해 난 상처는 높이가 80~120㎝ 정도로 크게 변하지 않은 상태다. 송진 채취 피해목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은 충남 태안 안면도, 경남 합천 해인사 홍유동 계곡, 충북 제천 박달재 등이다.

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찬열 박사는 “송진채취 피해목들의 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은 다행이지만 일제가 남긴 V자 상흔이 깊게 남아 있어 주변 산림 경관에도 좋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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