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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코리아 ‘VAR’로 축구 역사에 한 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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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코리아 ‘VAR’로 축구 역사에 한 획

입력
2017.06.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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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기니의 U-20 월드컵 코리아 개막전에서 비디오판독이 시행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5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기니의 U-20 월드컵 코리아 개막전에서 비디오판독이 시행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최근 막을 내린 U-20 월드컵은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회로 남을 전망이다. ‘비디오판독 시스템(VAR)’이 본격 도입됐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작년 말 일본 클럽월드컵에 이어 이번 U-20 월드컵에 두 번째로 VAR을 도입했다. 클럽월드컵은 이벤트 성격이 짙고 경기 수가 그리 많지 않아 VAR이 잠깐 화제가 되는 정도였다. 경기 흐름이 끊긴다는 VAR의 맹점도 계속 지적됐다. 하지만 한국에서 개최된 2017 U-20 월드컵을 통해 VAR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시간 지연도 경기에 방해될 정도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득점, 페널티킥, 퇴장 그리고 중대한 반칙을 범한 선수를 확인할 때 등 4가지 상황만 VAR 대상이다. FIFA에 따르면 U-20 월드컵 52경기에서 15차례 VAR이 시행됐고 이 중 12차례 판정이 번복됐다. 오프사이드로 밝혀져 득점이 취소된 게 6차례로 가장 많았고 주심이 놓친 반칙을 VAR이 적발해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도 3차례였다. FIFA는 “7경기에서는 VAR로 경기 결과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VAR이 단순히 오심을 잡아내는데 그치지 않고 경기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잉글랜드의 우승에도 VAR이 한 몫 했다.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와 A조 1차전에서 주심이 놓친 상대의 반칙을 VAR이 발견해 레드 카드가 선언된 덕에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3-0 완승을 거뒀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 아르헨티나를 첫 판에서 완파한 잉글랜드는 승승장구하며 51년 만에 조국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미국 CBS는 “VAR은 경기를 좀 더 좋게 바꿀 수 있는 제도”라고 호평했다. 이번 성공에 고무된 FIFA가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VAR을 시행할 것이 확실하다.

각국 프로리그도 속속 VAR을 들여오고 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는 200만 유로(2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당장 다음 시즌부터 VAR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도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VAR을 시작한다. K리그는 현재 시행 중인 테스트를 이번 달 말 마무리하고 7월 1일부터 클래식(1부) 경기를 대상으로 VAR을 실시한다. 지난 3월부터 각종 친선경기에서도 VAR이 이미 판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1월 프랑스-파라과이, 3월 프랑스-스페인의 평가전에서 VAR이 시행됐다. 당시 스페인이 터뜨린 두 번째 골을 두고 심판들은 오프사이프가 아닌 지 VAR로 확인한 뒤 득점으로 인정해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선수들이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다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쏠린 14일 오전 4시 파리에서 열리는 프랑스-잉글랜드의 친선경기 때도 역시 VAR이 운영된다.

‘러시안 룰렛’이라 불리는 승부차기에도 변화의 바람이 몰아쳤다.

기존 승부차기는 A팀(선축), B팀(후축)이 번갈아 차는 ‘ABAB’였다. 런던정경대학 경제학자 팔라시오스 우에르타는 9,000개가 넘는 승부차기 빅데이터를 분석해 먼저 차는 팀이 이길 확률이 60%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1982~98년 치러진 월드컵과 1996년 유럽축구선수권에서 실시된 18번의 승부차기 중 나중에 찬 팀이 이긴 횟수가 11번이므로 차는 순서와 승리는 별 관계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선축 팀이 유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해묵은 논쟁은 앞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FIFA는 A팀 첫 번째 키커 이후 B팀이 두 번 차고 다시 A팀이 두 번 차는 일명 ‘ABBA(아바)’를 U-20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했다. 이 방식에서는 선축, 후축 팀의 유불리를 따지기 힘들다. 이번 대회에서 승부차기는 세 번 치러졌는데 선축 팀이 1번, 후축 팀이 2번 이겼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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