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박근혜 정부 위기관리할 인물이 없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친박 좌장격인 서 최고위원이 박근혜 정부를 향해 포문을 연 것은 이례적이다.
서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함께 메르스 사태를 쭉 지켜봤다”며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박근혜 정부 내각에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뒤늦게나마 정부에서 대책 갖고 정치권도 대책을 갖게 돼 다행이지만, 리더십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가 확산됐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메르스 부실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번 사태로 궁지에 몰린 박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한 위장전술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야권에 요구하는 소리로 들리기도 했다. 실제 회의 직후 메르스 초동대응에 정부가 실패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서 최고위원은 “그렇다고 봐야 한다”며 “총리가 부재한 상황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다른 최고위원들보다 더 높은 수위로 정부를 비판함으로써 다른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날 발언들은 결국 박 대통령을 엄호하기 위해 낸 요란한 사격으로 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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