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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 김기춘ㆍ조윤선 수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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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 김기춘ㆍ조윤선 수사하라”

입력
2016.12.1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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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이 12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 앞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9명에 대한 특검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주성 기자 poem@hankookilbo.com
문화예술인들이 12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 앞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9명에 대한 특검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주성 기자 poem@hankookilbo.com

문화예술인들이 12일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문화ㆍ예술을 검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고발했다.

문화연대 등 12개 문화예술인 단체는 이날 김 전 비서실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업무방해 등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특검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 당한 사람은 김 전 실장을 비롯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지낸 모철민(현 프랑스 대사)ㆍ송광용(현 서울대 교수), 정관주 전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현 문체부 차관), 김소영 전 교육문화수석실 문화체육담당비서관(현 숙명여대 교수), 서병수 부산시장,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용호성 전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현 주영한국문화원장) 등 9명이다.

문화예술인들은 고발에 앞서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대치동 대치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부는 안으로는 검열과 탄압을 일삼으며, 밖으로는 최순실ㆍ차은택과 같은 비선실세가 국고를 남용하도록 공조하고 이를 문화융성으로 포장했다. 이는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김기춘을 비롯한 박근혜 정부의 인적 청산이 완전히 이뤄지고,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을 되찾을 때까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최근 공개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를 근거로 김 전 실장이 2014년 10월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문화예술계의 좌파 각종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하고, 이듬해 1월 회의에서는 “영화계 좌파성향 인적 네트워크 파악이 필요하다”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작성된 ‘블랙리스트’는 정무수석실, 교육문화수석실을 경유해 해당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는 데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또 세월호 참사를 다룬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을 2014년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 전시되지 못하도록 막고 같은 해 세월호 생존자 구조작업에서 보였던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지 못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2014년 8월 김기춘 주재의 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관련 논의 이후 광주시 소속 공무원이 홍성담 작가에게 대통령 풍자 부분 수정 없이는 전시가 불가능하다 전달했고, 작품 수정에도 불구 결국 전시되지 못했다”며 이를 위력행사를 통한 예술창작업무 방해로 봤다. 다이빙벨이 결국 영화제에서 상영되자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을 사퇴하도록 압박하고, 배급사 시네마달의 내사를 지시해 상영을 최소화한 것은 영화제 관련 집행업무 방해 및 감독인 이상호 기자의 표현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단체들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수사 방해 시도가 예상되는 바, 신속한 압수ㆍ수색을 통해 관계자들의 증거인멸 시도를 막아야 한다”며 “향후 암암리 존재해 온 검열과 배제의 양상을 돌아보고 장기적인 법률적ㆍ정책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고발에는 문화연대, 예술인소셜유니온,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서울연극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등 12개 단체가 참여했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공익법센터, 박근혜퇴진과시민정부구성을위한예술행동위원회, 대학로X포럼, 문화의문제들이 함께 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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