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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금융 격동, 경제정책 전면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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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금융 격동, 경제정책 전면 재검토해야

입력
2016.0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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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전후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격동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 경착륙에 베팅한 위안화 환투기 공세가 이어지면서 홍콩 항셍지수가 폭락하고,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효과에 의문이 높아지면서 일본 증시와 환율의 동반 폭락(엔화 가치 급등)이 심각하다.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독일 등 유럽 증시의 급락세로 번지고 있으며, 이런 불안감이 미국 증시 하락을 거쳐 다시 아시아 증시와 통화시장을 뒤흔드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금방이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퍼펙트 스톰’이 닥칠 기세다.

중국과 일본, 유럽과 미국 등에서 3각 파도처럼 몰아치는 금융 격동은 불안한 주식을 내던지고 금과 강세 통화, 주요국 채권을 대거 매입하는 ‘안전자산 회귀’ 현상으로 수렴되고 있다. 이 여파로 마이너스 금리 채택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오히려 강세를 타며 경기회복 기대감이 무산된 일본은 심각한 정책 딜레마에 봉착했고, 극심한 자본 이탈에 직면한 중국 역시 다음주 상하이 증시 개장을 앞두고 폭풍전야의 긴장에 휩싸인 상태다. 특별한 변수 없이 현재의 불안감이 주말을 앞둔 유럽과 미국 증시에도 번질 경우, 다음주 월요일 시장이 새로운 격동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우려가 무성하다.

글로벌 금융 격동은 국내 시장에도 고스란히 이전되는 양상이다. 11일에 이미 코스피가 3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국내 증시는 12일 다시 코스닥이 장중 8% 이상 폭락하며 올 들어 첫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위기를 맞았다. 일본 닛케이 주가가 장중 한 때 5% 이상 폭락한 가운데, 코스피 지수 역시 전날 급락세에 이어 장중 한 때 1,820선까지 가라앉았다. 환율도 요동쳤다. 외국인 자금 이탈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9.2원 상승(원화 가치 하락)한 1,211.7원에 마감했고, 엔화의 상대적 급등으로 원ㆍ엔 재정환율도 2년 3개월만의 최고치인 1,077.64원까지 뛰어 올랐다.

글로벌 금융 격동은 실물 경제 위기의 전조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착륙 우려는 물론, 일본 경기회복 무산 및 유럽은행 발 위기설,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일제히 증폭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중국 성장률 6%, 유가 40달러, 물가상승률 1.4%를 전제로 한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 3.1% 달성도 첫 걸음부터 심하게 꼬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닥쳐오는 대내외 악재는 단기 부양책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경제정책 방향을 위기관리에 맞춰 부실 정리를 위한 산업ㆍ기업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위기 취약 고리를 정비하는 쪽으로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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