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임 기자

등록 : 2017.03.21 04:40
수정 : 2017.03.21 04:40

“인물 없어서…” 방황하는 보수, 재결집 여부 촉각

[장미 대선 변수] ② 보수 표심

등록 : 2017.03.21 04:40
수정 : 2017.03.21 04:40

기대주 반기문ㆍ황교안 불출마에

군소 후보 난립도 결집에 방해

朴 지지했던 유권자 상당수 野로

20%에 달하는 부동층도 주목

컷오프 후 결집 막판 분수령으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공정경선 서약을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원유철, 신용한, 김진태, 김진, 김관용, 안상수, 이인제, 홍준표 후보.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보수 진영 유력주자의 부재로 19대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 구도로 치러지지 않는 사상 첫 선거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렇게 되면 방황하는 보수 표심의 향배가 장미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마땅한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이유로 보수가 투표를 포기하거나, 이대로 죽을 수 없다며 막판에 ‘보수 후보’ 아래 결집한다고 해서 현재의 대선 판도를 뒤집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보수 표심이 막판에 결집해 3자 구도를 형성하면 선거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력주자 릴레이 불출마로 보수 표심 ‘방황’

보수 표심의 방황은 기대주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월 초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본격화됐다. 반 전 총장이 얻은 20~30%의 지지율은 그가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10% 전후만 넘어갔다.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한 이후 보수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홍준표 경남지사 역시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등 아직까지는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을 온전히 이어받지 못하고 있다. 보수 정당 내부에서 경쟁력 있는 대체 후보를 찾지 못한 보수층 일부가 야권 혹은 부동층으로 흩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 표심의 방황은 쪼그라든 정당 지지율에서도 나타난다. 과거 보수 정당은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불릴 정도로 30~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자랑했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각각 10%와 5% 전후에 머물고 있다. 최대 25%에 이르는 보수 성향 지지자들이 마음 둘 곳 없이 표류하는 셈이다. 김병민 경희대 행정학과 객원교수는 “보수 정당이 두 개로 분화된 데다 찍을 만한 인물조차 없어 보수층 유권자가 방황할 수밖에 없다”며 “워낙 초유의 일이라 현재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이들의 생각을 제대로 읽어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층 일부는 야권으로 이동…부동층도 20%

방황하는 보수 표심의 상당수는 일단 야권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그만큼 보수 정당에 실망하고 대안 주자를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이 YTN·서울신문의 의뢰로 15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의 25.9%는 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주자로 14.4%를 얻은 홍 지사보다 앞선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박 전 대통령 지지자로부터 각각 11.8%와 10.6%의 지지를 얻었다. 보수 표심이 야권의 대선 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칠 변수라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결과인 셈이다.

부동층이 20% 전후에 달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갤럽이 2~3월 매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하는 대선주자가 없거나 유보’라고 답한 유권자가 매주 18~2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과거 보수적 유권자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들이 투표장에 아예 안 나가갈지, 아니면 반문재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지 여부가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보수층 결집 여부 주목…3자 구도되면 문재인에 유리

군소후보가 난립하는 가운데 보수층이 막판에 결집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마이너리그 9룡’으로 불릴 정도로 난립했던 한국당 예비경선 후보들이 1ㆍ2차 컷오프를 통해 정리가 되고 한국당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면 대선판은 민주당ㆍ제3지대(국민의당 포함)ㆍ한국당의 3자 구도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한국당 후보의 자력 승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보수층이 한국당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할수록 민주당의 최종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선 변수로 꼽힌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보수층이 한국당을 중심으로 결집해서 유력주자인 홍준표 지사에게 힘을 실어줄 경우, 대선이 3자 구도가 되는데 그렇게 되면 한국당의 득표력이 유의미해지기 때문에 반문재인 세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보수가 결집을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망하고, 결집을 하면 할수록 문재인 전 대표의 당선과 민주당의 정권 교체 가능성을 높여주는 이중 딜레마에 빠진다”고 진단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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