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을 보름 앞둔 29일 꽉 막힌 듯 보였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의 물꼬가 트이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허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각각 경남 창원성산과 강원 춘천에서 단일 후보로 확정됐다. 여기에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ㆍ충청을 중심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확산될 조짐이어서, 단일화 범위가 총선 판도를 뒤흔들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노 후보는 허성무 더민주 후보와의 단일화 직후 이재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노력할 뜻을 밝혔다. 대전 대덕에선 박영순 더민주 후보와 김창수 국민의당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 경선에 합의하는 등 물밑 진행 중인 후보 단일화 논의들이 점차 수면에 떠오르고 있다.
그간 단일화 논의에 부정적이었던 국민의당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엄정 징계는 공천을 받고 당과 사전 협의 없이 단일화를 이유로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라면서 “등록 이후 단일화는 당과 사전 협의를 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당과 협의를 전제로 사실상 단일화를 묵인한 셈이다. 최근 여론조사 지표상 수도권 등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 따른 야권 열세가 드러난 것도 단일화 논의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이날 “후보 간 연대는 중앙당 차원에서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고,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야권 연대를 무조건해야 한다”면서 “오늘이 지나고 내일도 성과 없이 흘러간다면 야권 전체는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정책, 이념, 철학을 팽개치고 당선만을 위해 연대란 이름의 야합을 한다면 이는 민주주의 원칙을 심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26~28일 20대 총선 관심지역 6곳(지역당 500명, 총 3,000명 대상)에서 2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구ㆍ경북(TK)에선 여여(與與) 구도가 현실화했고, 수도권ㆍ충청 등에선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고착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동갑에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계’ 류성걸 후보와 ‘진박’인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가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현역인 류 후보가 38.4%의 지지도로, 정 후보(37.7%)를 오차범위 내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서울 서대문을에선 현역인 정두언 새누리당 후보(38.9%)가 김영호 더민주 후보(33.0%)를, 경기 용인정에선 표창원 더민주 후보(36.9%)가 현역인 이상일 새누리당 후보(29.4%)를 앞섰다. 세종시의 경우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가 35.4%로, 현역 이해찬 무소속 후보(26.9%)를 따돌리고 있다.
충남 공주ㆍ부여ㆍ청양에서는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가 43.7%로 현역인 박수현 더민주 후보(30.5%)를, 부산 사하갑에선 김척수 새누리당 후보가 46.0%로 최인호 더민주 후보(26.7%)를 앞서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 총선 격전지 여론조사 더보기
- (서대문을) 오차범위내 접전 - 정두언 38.9%, 김영호 33.0%
- (대구 동갑) 류성걸, ‘진박’ 정종섭에 근소하게 앞서
- (충남 공주 공주ㆍ부여ㆍ청양) 새누리 정진석 43.7% 더민주 박수현 30.5%
- (부산 사하갑) 김척수, 야권 단일후보 최인호에 크게 앞서
- (경기 용인정) 표창원 36.9%, 이상일 29.4% 박빙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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