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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야만용사’ 배넌, 복수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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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야만용사’ 배넌, 복수를 시작하다

입력
2017.08.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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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매스터 등 ‘워싱턴 주류’ 공격

보수 결집할 극우 방송도 구상

“트럼프 위한 자발적 선택” 분석도

2016년 12월 9일 트럼프타워 앞에서 전화하고 있는 스티브 배넌. '알트라이트'를 정치세력화한 인물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일등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2016년 12월 9일 트럼프타워 앞에서 전화하고 있는 스티브 배넌. '알트라이트'를 정치세력화한 인물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일등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경제민족주의’ 진영의 핵심이던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본업으로 돌아가자마자 ‘워싱턴 주류’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가 운영하는 극우 인터넷언론 ‘브레이트바트’가 백악관 내에서 배넌과 자주 충돌했던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을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하면서다. 움직임이 자유로워진 배넌이 자신의 장기인 여론전을 통해 트럼프를 대통령 자리에 올린 ‘보수주의’ 여론을 오히려 강화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브레이트바트는 “맥매스터가 (무슬림 경전)쿠란의 훼손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을 지지했다”는 기사를 발행했다. 브레이트바트는 맥매스터 보좌관이 ‘이슬람 무장집단의 이념’이라는 미군 장교의 저서를 옹호했으며, 이 책은 쿠란을 불태우거나 떨어트리는 등 훼손한 미국 군인을 처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맥매스터가 이슬람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에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다. 내용 상으로도 무슬림을 두려워하는 ‘미국우선주의’ 지지자들이 흥분할 만한 자극적 표현이 가득하다. 이어 브레이브바트는 맥매스터 보좌관이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미 이지스함 충돌사고에 대해 제때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하지 못했다고도 전했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브레이트바트가 맥매스터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18일 백악관을 떠나자마자 브레이트바트로 복귀한 배넌은 자신을 트럼프 정부에서 밀어낸 ‘워싱턴 주류’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았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배넌은 “트럼프가 선도한 의제보다 전통적 공화당 의제를 앞세우는 의회의 움직임에 지지자들이 분노를 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화당 주류에 좌지우지되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비관론까지 펼쳤다. “트럼프 정부는 그 방향성을 놓고 역사상 가장 분열된 정부”라며 “의회와 백악관의 공화당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지지하는 ‘달콤한’ 상황이 있을 거라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넌이 쫓겨나듯 백악관을 떠났지만 외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수주의를 지원하고 공화당의 ‘국제주의자’들을 공격하기 위한 자발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배넌의 측근들을 인용해 백악관을 나오기 전부터 맥매스터를 비롯해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장, 대통령의 큰딸 이방카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과 충돌하며 연방정부 내에서 일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 측근은 “야만용사(barbarian) 배넌이 돌아왔다”는 표현까지 썼다. 배넌은 백악관을 떠나기 수일 전부터 브레이트바트의 스폰서이자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한 헤지펀드 억만장자 로버트 머서와 거취를 상의했다. 또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 따르면 배넌은 ‘브레이트바트 방송’을 시작하는 것까지 구상하는 등 공격적인 여론전을 준비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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