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은 각계 각층의 분노 목소리를 담는 시국선언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전국교수노동조합 등 4개 교수ㆍ학술 단체 소속 회원 50여명은 2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죄와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는 “권력이 사유화되고 국정이 농락당한 이번 사건은 민주공화제의 근간을 흔드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모든 문제를 푸는 출발점은 박 대통령의 퇴진”이라고 말했다.
곧 이어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선포식’이 열렸다. 전국 40여개 대학 총학생회와 17개 청년단체가 참여한 시국회의는 “전국의 대학생, 청년, 국민이 분노하고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을 때 대통령은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전 한남대와 한밭대 등이 시국선언에 동참하는 등 대학가 시국선언은 100곳을 돌파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 단체들도 광화문광장에 섰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었던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가 최씨 최측근인 차은택씨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국정교과서 폐기를 촉구했다. 한국환경회의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역시 각각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철회, 장애인 복지재정 확대를 주장하며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유은혜 김상희 설훈 의원 등도 광장에서 박 대통령 수사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했다.
각계 원로들로 구성된 ‘국가안보와 민생안전을 바라는 종교ㆍ사회ㆍ정치원로들’은 인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초당적인 거국내각을 구성해 국가 비상사태를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시국선언에는 박관용 김원기 등 역대 국회의장과 김덕룡 정운찬 등 사회 원로, 법륜스님 인명진 목사 등 종교계 인사가 이름을 올렸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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