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비 역사당 평규 10억 더 주고 유지보수비는 4배 높게 책정
경찰, 업무상 배임 혀의 적용 검토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서울메트로가 은성PSD 및 유진메트로컴과 용역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400억원 가량의 손해를 본 사실을 확인하고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서울메트로가 은성PSDㆍ유진메트로컴과 스크린도어 설치ㆍ정비 용역계약을 하면서 각각 200억원씩 손해를 본 것으로 조사돼 배임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2011년 은성PSD와 역사당 630만원 정도를 받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은성PSD 전 계약한 업체에는 월 165만원만 지불해 비용을 4배나 책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4, 2006년 스크린도어 설치 계약을 맺은 유진메트로컴과도 비슷한 시기 계약한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역사당 10억 이상의 비용이 더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용역비 과다 지급을 근거로 서울메트로의 배임 혐의가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역계약 금액을 공정하게 책정해야 한다’는 서울메트로 내부강령을 어기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기 때문에 배임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은 서울메트로가 2004년 유진메트로컴과 계약 당시 단독응찰에도 불구, 재공모 절차를 밟지 않은 부분을 지방계약법 위반으로 판단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용역계약을 전후한 서울메트로 출신 이재범 은성PSD 대표의 행보도 주목하고 있다. 은성PSD는 2011년 설립 당시 이 대표의 부인이 대표였지만 이후 이 대표가 자리를 물려 받았고, 그 해 11월 이 대표가 서울메트로를 퇴직한 바로 다음날 두 회사간 계약이 성사됐다. 지수대 관계자는 “계약 실무를 담당한 관계자들을 불러 특혜로 의심되는 지점을 집중적으로 살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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