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유보통합 시동, 얽힌 실타래 이번엔 풀릴까

알림

유보통합 시동, 얽힌 실타래 이번엔 풀릴까

입력
2017.06.08 18:30
0 0

국정기획위 11일 관계부처 참여

“유아 교육ㆍ보육 일원화 끝장토론”

교육부 소관이냐 복지부 몫이냐

부처 간 힘겨루기가 1차 난관

교사 자격ㆍ처우, 공립ㆍ민간 등

첨예한 이해관계 조정도 숙제

5일 오전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김진표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김진표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이원화된 유아교육(유치원)과 보육(어린이집) 체계를 통합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나서면서 십수년 간 이어져 온 ‘유보통합’ 논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주무 부처 설정이나 교사 처우 문제 등 난제들이 얽혀있어 통합안 마련에 큰 진통이 예고된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유아 교육과 보육의 통합은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문제”라면서 “하지만 이를 풀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끝장토론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11일 예정된 토론회에는 김진표 국정기획위 위원장을 비롯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관계 부처가 모두 참여할 예정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나뉘어져 있어 생기는 문제점은 199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지적돼 왔다. 현재 미취학 아동은 교육부가 맡고 있는 유치원(3~5세)과 보건복지부 관할인 어린이집(0~5세)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관할 부처가 다르니 교육의 질도 다를 수밖에 없다. 유치원 교육의 질이 어린이집보다 높다는 인식 탓에 유치원 입학 경쟁이 어린이집보다 치열하다.

통합 논의가 본격 시작된 건 박근혜 정부가 2013년 이를 국정과제로 채택하면서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유보통합추진위원회(통합위)를 두고 지난해 말까지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밑그림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원화 됐던 결제카드와 정보사이트를 하나로 통합하는 사업 정도만 마무리한 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통합위 방침에 따라 지난해 10월 말부터 교육부 주도로 ‘유치원 어린이집 연계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대상은 거제 숭덕초 병설유치원 한 곳뿐이다. 이마저도 유치원 건물 바로 옆에 어린이집을 새로 설치해 각각 운영하는 단순 통합 모델에 그치고 있다.

유보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소관 부처를 둘러싼 힘 겨루기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서로 “우리가 소관부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선진국 대부분이 0~5세 유아에 대한 국가 책임을 보육보다 교육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는 만큼 이를 기조로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교육 환경 차이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정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교사 양성ㆍ자격 문제도 넘어야 할 높은 장벽이다. 어린이집 교사는 고졸 이상으로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면 되지만,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졸 이상으로 유아교육학과 등 관련 전공자만 지원 가능하다. 보육교사는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 따라 길게는 하루 12시간 동안 근무해야 하는 반면 유치원 교사는 누리과정 운영시간을 기준으로 4, 5시간, 방과후교실을 포함하면 8시간 가량 근무하는 등 처우의 차이도 있다.

전문가들은 유보통합의 필요성에 공감대는 크지만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기가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52개 단체가 모인 유아교육보육혁신연대의 임재택 상임대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각각 공립과 민간 운영으로 나뉘어져 있어 교사 신분도 공무원과 일반인으로 다른 데다 각 사업소마다 처우와 복지 수준 차이가 커 이를 적정 수준으로 맞추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직과 교수 역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최종 통합까지는 큰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