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발굴 등 총선전략 실패
공천 파문 부실 대응도 도마에
밤늦게까지 선거상황실에 안 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ㆍ13 총선 패배 후폭풍의 한 가운데에 섰다. 전국을 돌며 지원유세를 한 총선 지휘자로서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향식 공천제를 관철시키지 못한 데 이어 총선까지 패배하면서 그의 대권 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김 대표는 총선 패배 충격 탓인지 투표가 끝나고 여의도 당사 선거상황실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김 대표 측근은 “과로로 여의도 한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퇴원했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투표한 직후엔 “새누리당 과반 여부에 우리나라 미래가 달려있다”고 밝혔지만 밤늦게까지 당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 대표를 향한 책임론은 유리한 선거구도에만 기대 ‘총선전략이 부재했다’는 비판론에서부터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7월 전당대회 당선 직후 "천하의 인재를 구하겠다"며 꾸린 인재영입위원회는 지난해 말 이렇다 할 발굴 인물 없이 흐지부지 해산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 큰 대조를 이뤄 '구인난' 논란을 불렀다. 안대희 전 대법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김 대표의 ‘명망가 험지출마론'도 실패, 야권과의 경쟁구도가 일그러지기도 했다.
여기에다 선거판을 주도할 '메가 공약'의 부재, 야당의 발목잡기 탓으로 일관한 정치공세, 국민삶보다도 강조된 '박근혜정부 성공’이란 슬로건도 비판받을 항목으로 거론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대망론이 책임론으로 바뀌어 친박계의 맹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옥새파동'으로 막판 존재감을 알렸지만 당 공천관리위(위원장 이한구)의 '불공정ㆍ보복ㆍ늑장' 공천 파문 속에서 존재감이 미약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전당대회 직후부터 주창해온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는 친박계 공세에 후퇴를 거듭했고, 이 위원장과 친박계는 ‘상향식 공천’이란 국민적 기대감을 뒤로 하고 우선ㆍ단수추천으로 포장한 현역의 묻지마식 컷오프(공천배제)와 전략공천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무성계와 친박계만 살고 남고 친이계와 비박계, 유승민계가 몰살되면서 당의 다양성도 훼손됐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전당대회에서 공약한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를 이뤄내지 못한 김 대표가 공무원연금개혁, 국정역사교과서, 노동개혁 등 국정과제를 하달받으며 특유의 로우키(low-key·억제하는) 자세로 일관한 것도 이번 총선 결과와 묶여 비판에 직면한 모습이다.
김 대표는 결과에 상관없이 총선이 끝나면 사퇴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총선에서 패함에 따라 사퇴 시기를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야 할 처지가 됐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동력도 크게 떨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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