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90개 이상으로 5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금메달이 전부가 아니다. 국내에선 실업 팀도, 대회도 거의 없는 비인기 종목에 '국가대표'란 이름을 달고 도전하는 이들도 있다. 카바디, 크리켓, 세팍타크로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을 소개한다.
● 크리켓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경기 방식 탓에 야구와 자주 비교되는 종목이 크리켓이다. 야구가 대중화 된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종목이지만 영국·스코틀랜드·호주·뉴질랜드·인도·파키스탄 등 영연방 국가를 중심으로 인기가 많고, 오히려 야구보다도 저변이 넓다.
영국의 전통 스포츠인 크리켓은 양팀 각각 11명이 경기에 나선다. 볼러(투수)가 던진 공을 위켓키퍼(포수)가 받고, 그 앞에 선 배트맨(타자)이 타격으로 공격을 진행하는 점은 야구와 비슷하다.
경기장과 진행 방식은 야구와 완전히 다르다. 수비수들은 타원형의 경기장 안의 공격 지역을 360도로 둘러싸 자리한다. 공격 지역의 양 쪽에는 세 개씩의 스텀프(세로막대)와 두 개 씩의 베일(가로막대)가 있는데, 볼러는 공으로 이 스텀프를 맞춰 쓰러뜨리고, 배트맨은 타격으로 스텀프를 지켜야 한다. 타격에 성공한 배트맨이 반대편 스텀프까지 뛰어가면 1득점을 하게 되며 상대 수비 상황에 따라 왕복해 달리게 되면 득점은 더 늘어난다. 배트맨이 친 공이 바운드 돼 야구의 '펜스' 역할과 같은 '바운더리'를 넘기게 되면 4점, '홈런'처럼 바운드 없이 넘기면 6점을 얻는다.
볼러가 스텀프를 쓰러뜨리거나 수비수가 뜬 공을 잡으면 아웃이다. 야구는 3아웃이면 한 번의 공격이 끝나지만 크리켓은 10개의 아웃을 잡아내야 공격이 끝난다.
우리나라는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이 첫 출전이다. 홈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을 겨냥해 꾸려진 대표팀은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자 대표팀은 중국(20일), 홍콩(22일)과 예선을 치르고, 남자 대표팀은 말레이시아(27일)와 중국(29일)을 예선에서 상대한다.
● 카바디
인도의 민속놀이가 스포츠로 진화한 카바디는 술래잡기와 격투기를 합친 형태의 종목이다. 가로 12.5m, 세로 6.25m의 코트 한가운데에 줄을 긋고 양팀 각각 7명의 선수가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한다.
카바디는 순발력과 민첩성이 생명인 종목이다. 공격자 1명이 상대 코트로 넘어가 '카바디'를 쉼 없이 반복해 외치며 상대 수비수의 신체를 터치하고 귀환해야 득점이다. 터치 당한 수비수는 경기장 밖으로 물러나게 되고, 공격수는 공격하는 동안 숨을 쉬는 게 발각되면 퇴장과 함께 실점을 당한다. 또 수비수들에 의해 귀환이 저지되면 1점을 잃는다. 거칠게 진행되는 스포츠인 만큼 큰 부상 방지를 위해 체중 제한(남자 80kg 이하)을 둬 경기 전날 계체량을 통과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녀부에 각각 1개씩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한국 대표팀은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동반 예선탈락 했지만, 이번 대회에는 4강 진입을 넘어 첫 메달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 세팍타크로
발로 네트를 넘기는 방식은 족구와 비슷하지만, 직장 야유회에서 보던 모습을 떠올리면 안 된다. 배드민턴 코트와 같은 규격의 공간서 펼쳐지는 세팍타크로에서는 상상 이상의 묘기가 펼쳐진다. 흔히 접하는 족구와 다른 점은 1.55m 높이의 네트를 넘겨야 한다는 점, 그리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세 번 안에 상대편 네트로 넘겨야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양 팀 선수는 엄청난 점프력과 유연성으로 공격과 수비를 펼친다. '시저스 킥' '롤링 스파이크' 등 묘기에 가까운 플레이가 펼쳐지며, 100km가 넘는 강스파이크까지도 볼 수 있다.
1·2세트는 21점을, 3세트는 15점을 먼저 내면 세트스코어를 가져갈 수 있고, 세 세트 중 두 세트를 먼저 가져가는 팀이 승리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팀 당 3명이 출전하는 레구, 2명이 출전하는 더블, 3개의 레구 경기로 구성되는 팀 경기 등 3개의 종목으로 나뉘어 펼쳐진다.
국제 대회에서는 동남아 국가들이 강세를 보이지만 한국도 만만찮은 전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대표팀은 세팍타크로에 걸려 있는 6개의 금메달 중 2개를 가져오는 게 목표다.
김형준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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