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이달 결정
SKT-CJ헬로비전 결합심사 보고서 곧 발송
영남 신공항 위치 “6월 발표”
거래소 지주사 전환도 속도전 예고
한국판 양적완화도 ‘뜨거운 감자’
총선으로 잠시 휴전기를 맞이했던 경제ㆍ산업계의 민감한 현안들이 수면 위로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시간만 총선 이후로 늦춰졌을 뿐, 논란의 쟁점들은 변한 것 없이 팽팽한 만큼 곳곳에서 갈등이 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먼저 면세점 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여부가 이달 말 결론 내려진다. 정부는 지난달 말 면세점 특허 기간을 두 배(5년→10년) 늘리고, 면세점 특허 수수료율을 최대 20배까지 인상하는 제도 개선안을 확정하면서 추가 면세점 허용 여부는 총선 이후로 결정을 미뤘다. 현재로서는 최소 2곳, 최대 5곳까지 신규 특허가 발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정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시내면세점을 추가할 경우 특허 갱신에 실패했던 업체를 구제한다는 특혜 논란이 일 수밖에 없어, 정부로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사안이다. 서울에 면세점을 추가로 대거 허용할 경우 지역특혜 시비도 일 수 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M&A) 인가의 첫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절차도 관심거리다. 현재 공정위 사무처는 승인 여부에 대한 심사보고서 작성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조만간 SK텔레콤 등에 발송할 계획이다. 당초 지난달 말까지 보고서가 발송되고 SK텔레콤 등의 소명을 들을 뒤 총선 전에는 전원회의를 통한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첫 단계에서 진행이 멈춘 상태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보고서 작성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기업의 합병으로 시장 경쟁이 대폭 위축될 것이라는 경쟁 기업들의 반발이 워낙 뜨거워, 공정위로서도 행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총선 과정에서 불붙기 시작한 영남권 신공항 대상지 선정 문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최정호 제2차관은 “6월 대상지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황. 가덕도를 지지하고 있는 부산과 경남 밀양을 밀고 있는 대구ㆍ울산ㆍ경북ㆍ경남 등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자체 5곳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지든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작년 말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밝힌 이후,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조선ㆍ해운ㆍ철강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이 다시 탄력을 받을 지도 관심이다. 정부는 “계획대로 추진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간 총선 표심을 감안한 정부ㆍ여당의 기업 구조조정 속도조절 또는 잠정 중단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새누리당의 ‘한국판 양적완화’ 공약의 주요 타깃도 기업 구조조정이라 총선 후 당정이 다시 구조조정의 고삐를 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숙원사업인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추진안도 총선 이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바꾸고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 등 거래소 내 3개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 작년부터 19대 국회 통과를 추진했다. 야당에서 문제를 삼았던 ‘지주회사 본사를 부산에 둔다’는 조항은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
총선 과정에서 던져진 민감한 화두도 테이블 위에 올려진다. 특히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한국판 양적완화’ 내용을 담은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중앙은행을 동원한 돈 풀기의 적절성 공방이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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